CNN 보도…2016년 대선과 2018년 중간선거 중 어떤 패턴일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려면 지지율을 지금보다 끌어올리거나, 인기 없는 민주당 후보와 대결을 펼쳐야만 할 것이라고 미 CNN방송이 분석했다.
CNN은 3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여론조사, 트럼프에게 불길한 패턴 제시'라는 기사에서 트럼프의 재선 성패는 2016년 대선 패턴이 재현될지, 아니면 민주당이 승리한 2018년 중간선거 패턴이 반복될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대선 초반, 트럼프의 호감도는 38%에 불과한 반면 비호감도는 60%에 달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긴 요인은 그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유권자의 95%를 차지했으나,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비호의적인 유권자의 77%를 빼앗아 오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되찾은 지난해 중간선거는 상황이 달랐다.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들은 트럼프의 국정 운영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유권자의 90%를 차지했으나, 공화당 후보들은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8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CNN은 "유권자의 투표 성향은 트럼프에 대한 감정과 깊은 연관이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보면 내년 대선은 트럼프에게 잠재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중간선거와 비슷한 대선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매체는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의 맞대결을 가정하고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 지지층에서 트럼프는 92%를 차지해 바이든(5%)을 앞서지만,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에서는 바이든이 95%를 얻어 트럼프(3%)를 리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패턴은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CNN은 현재 트럼프 지지율은 44%, 비지지율은 53%라고 전하고, 만약 내년 대선이 이처럼 낮은 지지율 하에서 치러진다면 트럼프는 대선 구도를 '정권심판론'이 주도한 2018년 중간선거가 아닌 2016년 대선처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를 못마땅하게 보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와야 한다는 설명이지만, 아직은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CNN은 2016년 대선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가 클린턴에게서 챙긴 '반사이익'을 바이든과 맞붙어서는 얻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후반에 클린턴의 호감도는 43%에 불과해 비호감도(55%)보다 12%포인트나 낮았고, 트럼프와 클린턴 둘 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유권자도 18%에 달한 것이 트럼프의 당선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려면 2016년처럼 지지율이 점프하거나, 아니면 인기 없는 상대와 맞붙어야 한다"며 "만약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은 2018년처럼 국민투표가 되고 트럼프는 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바이든 때리기'에 치중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봤다.
이 매체는 '미투' 논란으로 호감도가 낮아진 바이든의 지지율이 앞으로 하락하더라도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다른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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