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사상 처음으로 여성 판사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됐다.
4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총리부는 지난 2일 텡쿠 마이문 투안 맛 판사(60)가 국왕의 승인을 받아 제10대 대법원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텡쿠 마이문은 2006년부터 13년째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과 샤알람 고등법원, 항소법원 등에서 판사로 재직해 왔으며, 작년 11월부터는 연방 대법관을 맡고 있다.
그는 진보 성향이 강한 판사로 알려졌다.
텡쿠 마이문은 2008년 당시 야권 지도자였던 안와르 이브라힘 인민정의당(PKR) 총재가 여당 인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안와르의 손을 들어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안와르 총재는 작년 5월 총선에서 마하티르 총리와 손을 잡고 61년 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며 조만간 총리직 승계가 유력하다.
텡쿠 마이문은 작년 11월에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나집 라작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을 개시한다는 대법원 판결에도 참여했다.
다만, 마하티르 총리의 아들인 무크리즈 마하티르가 과거 나집 전 총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모욕죄 소송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리는 등 특정 정파에 치우친 판결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첫 여성 대법원장 임명을 계기로 말레이시아의 여성 인권이 더욱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작년 말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18년 세계 젠더(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18)에서 말레이시아는 전체 149개국 중 101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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