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에도 11주째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금요일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알제리 10여개 도시에 모인 수만 명의 시민들은 정권에 남아있는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시위대는 알제리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감은 채로 "모두 나아가야 한다", "도둑 떼들, 당신들이 이 나라를 망쳤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헌법에 따라 90일간 과도정부의 임시대통령을 맡게 된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은 오는 7월 4일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위대 측은 대선 일정과 권력 이양 절차가 벤살라 임시대통령을 비롯해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기존 측근들에 '정치적 역할'을 허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1962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당시 채택했던 정치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도입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대선을 치를 것을 요구했다.
한편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아메드 가이드 살라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살라 참모총장을 지지하는 한 시민은 "우리는 살라 총장을 도와야 한다. 정계에서도 그와의 대화를 받아들여 (지금의) 교착상태를 타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시민은 "살라 참모총장은 권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는 (전 대통령 퇴진을 압박했던) 자신의 역할을 이용해 권력층을 위한 로드맵을 우리에게 팔려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일부는 살라 참모총장이 내정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의 '단식 성월'인 라마단이 금요시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하루의 단식이 끝나는 저녁에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년간 장기집권한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은 5선을 노리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올해 2월부터 전국적인 퇴진 시위에 직면했고 군부까지 돌아서자 결국 지난달 2일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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