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6월 1.0∼1.5% 인상 '눈치보기'…"인상요인은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보험업체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금융당국의 제동에 일단 멈칫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보험금 산정 기준이 바뀐 만큼 인상요인은 분명하다고 보고, 인상 폭을 재검토하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을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을 마치고 인상 시기를 조율 중이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육체노동 취업 가능 연한(정년) 연장, 교통사고 차량 시세 하락 보상 확대 등을 반영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시행되는 5월에 맞춰 요율 1.5∼2.0% 인상을 추진해왔다.
이미 올해 초에 요율을 3∼4% 인상한 바 있어 요율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에만 두 번째 인상이 된다.
육체노동자 취업가능연한(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지난 2월 대법원판결 이후 이를 반영한 표준약관 개정안이 이달 1일부터 시행됐다.
보험금을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정년이 달라진다는 얘기로, 보험개발원은 이에 따라 연간 1천250억원의 보험금이 더 지급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개정 약관은 또 사고 차량의 추후 중고 판매 시 발생하는 시세 하락분의 보상 대상을 '출고 후 2년'에서 '출고 후 5년'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공론화하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24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자동차보험료를 원칙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무작정 인상을 제지하기보다는 업계에 인상 수준 완화를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각 업체는 일단 보험료 인상을 미루고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다만 이미 개정 약관이 적용돼 비용이 오른 만큼 무작정 늦출 수는 없고 이르면 6월 중순께에는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상승 요인이 실재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이를 온전히 다 반영하기보다는 각사마다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료 비율) 악화를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지난 1분기 손해율 잠정치는 85% 안팎으로, 영업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적정 손해율 77∼78%를 웃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손해율은 경비삭감 등 손보사의 자구 노력으로 일정 부분 감내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원가는 다르다. 원가가 오르면 가격에 반영돼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돼 있다 보니 업체들은 금융당국이나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역시 업체의 사정뿐 아니라 물가와 낮은 경제성장률 등 경제 상황, 소비자 부담 등을 두루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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