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대치정국에 5월 국회도 '안갯속'…민생입법 표류

입력 2019-05-05 05:00  

패스트트랙 대치정국에 5월 국회도 '안갯속'…민생입법 표류
여야 4당 "국회 정상화 시급", 한국당 "적반하장" 대립
8일 민주 원내대표 선출 후 대화 재개 가능성
정개·사개특위, 이번주 각종 회의 검토…'패스트트랙 동력 살리기'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슬기 기자 =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온 4월 임시국회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폭풍 속에 오는 7일로 회기 종료를 맞는다.
인사청문 정국에 패스트트랙 정국이 이어지면서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은 결과다. '빈손 국회', '동물 국회',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과 여야의 앙금을 남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월 임시국회가 추진 중이다. 정부가 '국민안전 및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편성한 6조7천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수북이 쌓여있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장외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통한 5월 국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상식을 갖춘 공당이라면 국회에서 산적한 민생현안, 개혁입법, 추경을 논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으로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겠지만, 한국당이 조속히 국회로 들어와 민생현안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은 이미 통과된 것이 아니라 협상과 논의를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청와대 영수회담이라도 열어서 국회 정상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고,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처리해야 할 산적한 민생법안에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여야 4당의 이 같은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제1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데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한국당 의원들을 무더기 고소·고발한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것이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 및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팽팽한 대치 상황 속에서 5월 국회 역시 일정 합의 가능성 등 모든 것이 '안갯속'이다. 추경안과 각종 민생법안은 기약 없이 표류할 전망이다.
추경의 경우 강원 산불과 포항 지진, 미세먼지 등 재난 대책과 경기 대응을 위해 최대한 빨리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만큼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역시 이미 처리해야 할 때를 한참 지나친 상황이다.
여기에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 유치원 3법, 택시·카풀 관련 입법 등도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4월 국회 회기 종료일인 7일까지도 5월 국회에 관한 합의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4당이 5월 국회를 소집하더라도 한국당이 '일정 협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꽉 막힌 정국은 오는 8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나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야가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제각기 '냉각기'를 가진 뒤 여당 새 원내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한국당 측에서 이번 원내지도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대화에 더욱 소극적인 모습"이라며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대화의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본다. 5월 국회도 새 원내대표의 구상에 따라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패스트트랙 냉각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5월 국회 이야기를 꺼내기에 이르다"며 "민주당이 새 원내지도부를 선출한 뒤에도 국회를 열기까지 상당 기간의 공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5월 국회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열차에 올라탄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협상 시작의 신호탄'으로 보고 최장 330일간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가 멈춰선 상태에서 이들 법안의 논의가 쉽지 않다.
다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여야 대치 상황과 별개로 논의의 불씨를 살려갈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은 통화에서 "화요일(7일)쯤 간사 회의를 소집하려 한다"며 "한국당이 올지 안 올지는 모르지만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개특위 이상민 위원장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상황이 되면 회의를 열 것이다. 간담회 형식으로라도 할 수 있다"며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여러 쟁점이 있는데 스마트한 검경의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마련과 민주적 통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특위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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