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 발사체' 발사 속내 예의주시…확대해석엔 거리 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 자칫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성급한 확대해석에는 거리를 뒀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속 위반'까지는 아니지만, 북한의 대미(對美)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협상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은 논평을 통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을 자체적으로 유예(모라토리엄)했을 뿐, 모든 미사일 시험의 완전한 중단을 약속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단거리 발사에 충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분명 평양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데 좌절해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의 압박'을 고수하며 유연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것에 화가 났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전 세계, 특히 미국에 대해 '북한의 무기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것"이라며 "핵전쟁 위협, 개인적인 모욕, 어떤 일이 있더라도 피해야 하는 긴장 고조의 위험한 사이클로 되돌아가는 초기 단계에 놓인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만 약속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발사는 기술적으로 약속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인내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그레이스 류 연구원은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평양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 과학자연맹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이번 발사의 메시지는 외교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올해 말까지 시한을 설정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 내부의 (협상) 회의론자들에게 '국방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취지"라며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대응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한국시간 4일 오전 9시 6분께부터 9시 27분께까지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합참은 당초 북한이 쏜 기종을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으나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후 17일 만이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