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용사들 만나 "한반도 평화 갈망"

입력 2019-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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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콜롬비아 한국전 참전용사들 만나 "한반도 평화 갈망"
"대통령 부모님도 한국전 피란민…저도 한국전 기간에 태어나"
"희생과 헌신 잊지 않겠다"…참전용사·후손 지원 확대 약속


(보고타=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만나 "동북아시아의 화약고였던 한반도가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신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며 "그것이 여러분의 헌신에 대한 보답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을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때로 곡절이 있더라도 한국은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평화의 길에 늘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다. 한국전 당시 연인원 5천314명이 중공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 참여해 실종·전사자 213명, 부상자 567명이 발생했다.
이 총리는 "참전용사들은 위치도, 이름도 모르는 한국까지 가셔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격전을 벌이셨고 피란민의 탈출도 도우셨다"며 "그 피란민 가운데는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의 부모님도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를 지켰고, 오늘의 발전을 이뤘다"며 "저 또한 참전용사 여러분이 싸우신 한국전쟁 기간에 태어나서 자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러분이 계셔서 한국과 콜롬비아는 피를 나눈 형제가 됐고,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하고 있다"며 "여러분께 아무리 감사를 드려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대한민국과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후대에 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한국 땅에는 콜롬비아로 돌아오지 못한 60위 이상의 참전용사 유해가 잠들어 계시다"며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유해를 계속 찾고 있으며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한국 정부는 1975년부터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을 한국에 모셨고 이제까지 221명이 한국을 다녀가셨다"며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더 많은 분이 한국을 방문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저희는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를 참전용사들도 함께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하고, 우호재활센터에 한국전 참전 기념관도 건립하려 한다"며 "참전용사 후손들께는 장학금과 한국 유학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참전용사후손회를 도울 방안을 찾고, 유엔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를 계속 열어 참전용사 후손들과 한국의 청년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제르모 로드리게스 장교회장은 참전용사들을 대표해 "당시 저희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다"며 "수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싸웠던 젊은이들을 잊지 않고 아직까지 기억해주시는 한국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최근 50년간 기적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며 "그런 발전을 이룬 한국이 오늘날 콜롬비아에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에피파뇨 로드리게스 사병회장, 더글라스 포레로 참전용사후손회 회장 등 참전용사와 후손 등 40여명이 함께 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병들은 군복 차림으로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목에는 훈장을 걸고 행사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참전용사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마다 돌면서 일일이 악수하고 감사를 표했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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