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가며 외화를 벌기 위해 중국에서 인공 속눈썹 판매와 무용 교실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는 올해 들어 '인공 속눈썹' 판촉을 위한 조선어 광고판이 눈에 띄고 있다.
아사히는 북한 업체가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하청을 받기 위해 선전하는 광고판이라고 설명하며 인공 속눈썹이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의 무역 관계자는 아사히에 "작년 가을 북한의 전자제품 부품 공장의 경영자가 '지금까지 했던 일을 못하게 돼 수천명의 일손이 남아돈다'면서 인공 속눈썹 제조를 발주하는 중국 기업의 소개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인공 속눈썹 제조는 북한이 잘하는 분야이지만, 수가공품이어서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올해 2월 북한의 대중국 모발 가공품 수출액은 240만 달러(약 28억8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 그달 전체 대중국 수출액의 10%를 넘어섰다.
아사히는 북한이 중국과의 문화 교류도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선양(瀋陽)시에서는 북한 예술단이 1시간에 50위안(약 8천671원)을 받고 북한의 전통 무용과 노래를 가르쳐주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지의 중국 거주 조선인 조직인 '재중국 조선인총련'이 지난 3월 중국의 소수민족이나 조선족의 민족학교 교장을 초대해 교류 모임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 북한의 예술단원이 참석해 이런 전통 무용 교실을 홍보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존중하는 자세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여러가지 방식으로 소액이나마 외화를 벌어들이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중 관계 소식통은 신문에 "북한이 소액이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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