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북한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화력 타격훈련을 한 데 대해, 중국 학자들은 북한이 북미협상 교착 상황에 점점 더 초조해(impatient)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6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성(王生) 지린대 행정학원 교수는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했던 미국 측의 반응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실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왕 교수는 "북한이 불안해하고 있다. 시급히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합의를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질질 끌게 되면, 북한은 미국이 진정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북미 양측이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식 접근으로 물러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핵 협상 교착상태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 교수는 "북한은 특히 미국에 대해 불만스러워서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9∼10일 한미 워킹그룹 협의차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 정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청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대북 특사를 제안한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동맹국들과 정책 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 교수는 "(협상 교착으로) 문재인 정부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 관리들과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그리고 대북 정책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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