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베타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 아테놀롤(atenolol)이 전립선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Institute for Stem Cell and Regenerative Medicine Research) 소장 파울 프레네테 박사 연구팀은 아테놀롤을 복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2006~2016년 사이에 전립선암 조직검사를 받은 4천182명의 검사결과가 조직검사 전 1년 사이에 베타 차단제를 복용한 것과 연관이 있는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669명(16%)이 베타 차단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조직검사 결과 확인된 전립선암의 등급을 위험도에 따라 '아주 낮음'(very low risk), '낮음'(low risk), '중등도'(intermediate risk), '높음'(high risk)으로 구분하고 베타 차단제 복용과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베타 차단제 중 아테놀롤(제품명: 테놀민)을 복용한 그룹은 베타 차단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중등도' 등급의 전립선암 발생률이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등급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89%나 낮았다.
'아주 낮은' 등급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36%, '높은' 등급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27% 낮았다.
다른 베타 차단제인 메토프롤롤(로프레소, 토프롤-XL)과 카르베딜롤(코레그)는 이러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아테놀롤이 다른 베타 차단제보다 전립선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 그만큼 더 오래 작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베타 차단제는 호르몬 아드레날린의 효과를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내리게 한다.
그러나 베타 차단제는 이밖에 또 다른 작용이 있다. 동맥과 정맥 내피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어렵게 만든다.
암 종양은 생존을 이어가려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혈관이 필요하다. 베타 차단제는 암 성장에 필요한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전립선암의 진행을 차단하거나 지연시키는 것 같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만 가지고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당장 의사를 찾아가 아테놀롤로 바꿔 처방해 달라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규모가 큰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비뇨기과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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