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보스니아 내전 전범으로 유엔 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정치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73)가 옥중에서 원격으로 외부행사에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카라지치는 지난 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진행된 한 대중 행사에서 감옥 내 전화를 이용해 연설했다.
감옥에선 누구나 제한된 시간 내에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때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카라지치를 수감한 유엔(UN) 법정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교도소에 즉각 관련 조사를 명령했다.
교도소 측은 지난 5일간 카라지치의 옥중 통화 내역과 발언 내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카라지치의 변호인은 규정을 어긴 것은 명백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그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항변했다.
카라지치는 당시 연설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할을 포함해 해당 지역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용을 설파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발칸반도에서 가장 분열적인 정치 지도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카라지치가 여전히 분쟁에 취약한 이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카라지치는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보스니아 내 수천 명의 무슬림을 학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ICTY로부터 2016년 3월 1심에서 징역 40년, 올 3월 항소심에서는 종신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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