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훈련장 이전·훈련 축소 협의 중
(충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의 남한강 비내섬은 강에서 유입된 토사가 퇴적하면서 형성된 내륙 섬이다.
총면적 62만8천487㎡(19만평) 규모로 광활하며 갈대·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면서 2012년 행정안전부의 '걷고 싶은 전국 녹색길 베스트 10'에 선정됐고,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할 만큼 비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비내섬 중 9만9천여㎡(3만평)가량은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에 포함돼 주한미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훈련은 연간 8주, 48일 범위에서 실시되고 있다.
충주시는 현재 미8군, 육군본부와 비내섬 미군 훈련지 이전 관련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하도 습지로 분류되는 비내섬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어서다.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비내섬에서 생태 정밀조사를 벌였다. 국립습지센터의 정밀조사는 습지보전 1등급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정밀조사 결과 비내섬에 각종 식물, 포유류, 조류, 어류, 양서파충류, 육상 곤충,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 식물 플랑크톤 등 865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멸종위기 생물은 단양쑥부쟁이, 수달, 삵, 호사비오리, 큰고니, 독수리, 참매, 수리부엉이, 흰목물떼새, 흰꼬리수리, 묵납자루, 꾸구리, 돌상어, 표범장지뱀 등 15종에 달한다.
국립습지센터는 비내섬을 습지보호지역으로 관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습지보호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도래 지역, 특이한 경관·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된다.
시는 ▲ 풍부한 생물 다양성 ▲ 군사 훈련, 캠핑차량 통행 등 인위적 행위 증가에 따른 훼손 가속 ▲ 주민들의 생태자원 효율적 이용 염원을 사유로 지난해 11월 환경부 차관에게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비내섬 일부가 미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대체 훈련장 조성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라는 취지로 조건부 수용 의사를 보였다.
충주시가 미8군, 육군본부와 그간 두 차례 협의를 벌인 배경이다.
지난달 29일 2차 협의 때는 환경부, 충북도도 참석했다.
충주시는 이날 이전 대상지 3곳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충주시가 제시한 안을 검토해 이달 마지막 주에 3차 협의를 하기로 했다.
미군 훈련장 이전 후보지가 알려지면 해당 지역 마을 주민들의 반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내섬 내 미군 훈련장을 축소하거나 훈련 일정을 줄이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해 당사자 의견이 원만하게 조율돼 비내섬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충북 첫 사례로 기록된다.
시는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이어 람사르 습지 지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비내섬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체계적인 습지관리로 생물 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호·보전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생태관광과 함께 습지 주변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녹색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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