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후 PGA 투어 31개 대회 중 9번만 컷 통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2019시즌 14개 대회에 출전해 4개 대회에서만 컷을 통과했다.
2년간 군에서 복무하기 전의 기량이 아니다. 하지만 배상문(33)은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겠다"며 힘을 내고 있다.
배상문은 지난 3∼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도 컷 탈락했다.
배상문은 퀘일 할로 클럽 라커룸에서 AP 통신과 만나 "나의 게임이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GA 투어 2승을 포함해 통산 13승을 거둔 배상문은 2015년 한국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출전 이후 입대해 2년간 공백기를 가졌고, 2017년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PGA 투어 무대에 복귀했다.
복귀 첫 시즌인 2017-2018시즌에는 17개 대회에서 5차례 컷을 통과했다.
배상문은 "골프를 어떻게 치는지 감각을 잃은 듯했다. 스윙을 어떻게 하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골프 경기를 하는지를 잊었다"고 털어놨다.
배상문은 10살 정도 어린 동생들과 지냈던 군 생활도 돌아봤다.
그는 "소총수였기 때문에 골프를 칠 수 없었다. 매월 5∼6일 휴가를 받았지만, 한국의 겨울은 너무 추웠고 골프를 치기에는 휴가가 짧았다.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게 좋았다. 군대 생각은 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총수 시절에 대해서는 "입대 전에는 소총을 쏴 본 적이 없었는데 배웠고, 그 일을 잘 했다"며 웃었다.
PGA 투어는 입대한 배상문이 전역 후 25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시드를 제공했다. 배상문은 그 이후에도 PGA 투어에서 계속 뛸 수 있도록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해 8월 2부 투어인 웹닷컵 투어 파이널 시리즈인 보이시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투어 카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배상문은 당시 챔피언 퍼트에 성공했을 때 "아, 나의 게임이 돌아왔구나. PGA 투어에서 경기할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 우승 이후 파이널 최종전인 웹닷컴 투어 챔피언십에 불참한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되짚었다. 배상문이 챔피언십에 출전해 파이널 시리즈 상금왕에 올랐더라면 PGA 투어 1년 풀시드를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부정적인 것은 생각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골프를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교포 선수인 대니엘 강과 그의 오빠, '골프 여제' 박인비와 그의 남편 등과 교류하며 훈련을 해온 그는 10일 개막하는 AT&T 바이런 넬슨에 출전한다.
배상문은 이 대회가 반등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페덱스컵 랭킹 212위인 그는 랭킹을 200위 안으로 끌어 올리고,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에 다시 진출할 자격을 얻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연습라운드 때 말고 대회 기간에 잘 치고 싶다. 스윙이 아니라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에 집중하고 싶다"며 "골프는 정신력 게임이다"라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