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발 위험 우려로…노르웨이, 아랍계 활동가 긴급보호조치

입력 2019-05-08 10:43  

사우디발 위험 우려로…노르웨이, 아랍계 활동가 긴급보호조치
美CIA로부터 위협 정보 받아…사우디 왕세자 공공연히 비판
피살 6개월 만에 사라지는 '카슈끄지 그림자'…사우디 투자 활기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된 지 약 6개월 만에 노르웨이에 거주하던 저명한 아랍계 활동가가 사우디 측의 위협 가능성 때문에 현지 당국의 보호조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노르웨이 당국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이 활동가에 대한 신변 위협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 서둘러 대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자인 이야드 엘-바그다디가 지난달 25일 노르웨이 당국의 급작스러운 방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 관계자들은 엘-바그다디를 안전한 장소로 데려간 뒤 사우디로부터 나온 위협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당시 엘-바그다디는 외국의 한 정보기관으로부터 이런 정보를 전달받았다는 말을 들었고, 가디언은 이 정보기관이 CIA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엘-바그다디는 가디언과 전화 인터뷰에서 "사우디인들이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들이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노르웨이 측)은 이번 일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내게 확인했고,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왔다"고 덧붙였다.
당시 노르웨이 측에서는 2개의 팀이 엘-바그다디의 거처를 찾았고, 한 팀은 그를 재빨리 피신시키고 다른 한 팀은 추적을 받지 않도록 보호를 했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태생의 작가인 엘-바그다디는 '아랍의 봄' 기간 중 트윗을 시작한 이후 명성을 얻었다.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하면서 현재 13만명 가까운 팔로워를 갖고 있다.



그는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체포돼 정식 혐의나 재판 없이 추방된 후 노르웨이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용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후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해 빈번히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피살된 뒤에는 트위터를 통해 서방이 빈 살만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그들이 처벌을 모면하면 다음엔 여러분들의 수도에서 암살이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엘-바그다디는 사우디 정부는 해외의 활동가들을 침묵시키거나 위축시키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계속되는 지지가 빈 살만 왕세자를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인물로 만들고 살해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CIA가 카슈끄지의 피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깊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알려졌지만, 미국은 왕세자의 측근 중 한 명인 사우드 알 카흐타니 전 수석보좌관을 겨냥해 미국 입국 금지 등의 조처를 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은행이나 기업들은 대규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우디로 몰려들고 있다.
카슈끄지 피살 3주 후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 소위 '사막의 다보스'에는 서방을 포함한 경제계 유력인사가 대거 불참했으나, 지난달 24일 '비전 2030 금융권 국제회의'에는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카슈끄지 피살 후 위축됐던 투자가 완연히 살아나면서 사우디에 드리워진 카슈끄지의 그림자도 약 6개월 만에 사실상 사라지는 분위기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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