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기업 경영' 평가기준에도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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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8)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고액 보수를 받는 '거수기' 이사들을 비롯한 미국 기업 문화에 비판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혜안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인파를 이룬 가운데 버핏 회장과 그의 '오른팔' 찰스 멍거 부회장(95)이 미국 기업 문화에 대한 비판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고 7일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투자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기업 이사회 임원들이 거액 보수에 익숙해져 독립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회에 몸담으면서 연간 25만 달러(약 2억9천300만원)씩 챙겨 가는 이사들은 회사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돈이 더 받는 다른 이사회 자리에 추천받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버핏 회장은 "그런 게 도대체 어떻게 독립적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버핏 회장은 이사회에서 동료 이사들과 다른 의견을 내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사들은 이사회에서 낙오되곤 한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참여하는 위원회에 따라 이사들에게 3천300달러(386만원)∼7천300달러(855만원)를 지급한다.
시장의 기업 '모범 경영' 평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중시하는 환경·사회·경영방식 평가에서 버크셔해서웨이가 어떻게 점수를 얻을 것이냐는 질문에 버핏 회장은 "버크셔해서웨이는 잘 할 것"이라면서도 "그런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서류 작업과 질문지에는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도 "소위 '모범 기업 관행'을 말하는 이들은 정말 모범사례가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나는 우리가 그들의 모범 관행을 절대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은 형식적인 회의, 파워포인트를 사용한 프레젠테이션, 과장된 홍보 등의 위험을 계속 경고해 왔다.
버핏은 2016년에는 미국 기업들이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 잘못된 일을 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멍거 부회장도 "우리는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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