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권 분쟁?…정부에 "누굴 차기 총수로 세울지 못정해"

입력 2019-05-08 14:30   수정 2019-05-08 17:48

한진 경영권 분쟁?…정부에 "누굴 차기 총수로 세울지 못정해"
정부에 총수 지정 서류 아직 못내…"내부 의견 합치 이뤄지지 않은 상황"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한진그룹에서 누구를 총수로 지정할지를 두고 갈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 회장 대신 새로운 총수, 즉 동일인을 지정해야 하는데 한진[002320] 측에서 내부 조율이 되지 않았다며 아직 서류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초 9일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5일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주말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주간보도자료 계획에서 9일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주간보도계획에 언급된 내용은 포괄적 엠바고(보도유예)가 걸려 있어 9일 발표 예정이라는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해 공정위는 부득이하게 발표 일정 연기를 공지하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그 이유에 대해 총수를 교체해야 하는 한진에 대한 검토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한진이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한진 측은 기존 동일인인 조양호 회장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계에서는 조 전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한진칼[180640] 대표이사 회장이 새로운 동일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조 회장은 선친 장례식을 치른 지 8일 만인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회장에 오르며 후계 구도를 다져왔다.
그룹 관계자들도 지금까지 조원태 회장이 새로운 그룹 총수가 될 예정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새로운 총수에 대해 내부 이견이 발생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딸들인 조현아, 현민씨 등이 조원태 회장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한진의 자료 제출이 늦은 것은 조양호 전 회장의 장례를 치르느라 내부 상황 정리가 안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날 설명에 비춰보면 장례 때문이 아니라 경영권 상속과 후계 구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서류 제출이 늦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공정위에 관련 서류를 내지 못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은 한진가가 28.8%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4%밖에 되지 않는다.
조 회장의 지분은 조현아(2.31%), 조현민(2.30%)씨 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한진가 지분 가운데는 조 전 회장 지분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조원태 회장은 이 지분에 대한 상속 절차를 밟아야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막대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상속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공정위는 한진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동일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단 지정일자까지는 자료를 제출해 지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정자료 제출 요청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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