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 확보, OS·게임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
게이츠·팔머 등 전 CEO '간섭 안한게 변신 성공 요인'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변하고 있다. 다른 회사에 자사 제품을 밀어붙이다시피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런 전략변경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주식 시가총액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을 뜻하는 'GAFA'를 앞서면서 대장주 지위를 재탈환, '원조 기술주'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각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하는 사업을 시작하겠다"
지난 6일 시애틀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반이 되는 강력한 선거시스템 소프트를 오픈 소스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 회사가 전세계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소프트를 개량할 수 있는 '오픈 소스'에 주력하는 모습은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회사를 이끌던 시대라면 생각도 하기 어려운 변신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기본 소프트(OS) '윈도' 판매를 늘려온 MS는 자사 소프트웨어의 지적재산을 엄격하게 관리, 오픈 소스 진영과 격렬하게 대립했다.
이런 전략을 크게 바꾼 사람이 2014년 CEO로 취임한 나델라다.
그는 취임 직후 '오피스'를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응하는 오픈 노선을 채택했다. 나델라 CEO의 새로운 경영방침을 직접 실행에 옮긴 한 간부는 8일자 아사히(朝日)신문에 "잔짜 큰 변화였다"고 당시를 평가했다.
2015년부터는 경쟁자였던 오라클, IBM과의 연대도 강화했다.
2016년에는 사업용 SNS '링크트인', 작년에는 오프 소스 개발 커뮤니티회사인 '기트허브(GitHub)'를 인수,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기업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보유하지 않고 다른 회사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기 시작한 시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윈도 등의 소프트를 기업과 개인에게 판매해 성장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어주어(azure)'를 사용하게 하고 이용량에 따라 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했다.
다른 회사와도 더 개방적으로 연대하는 편이 클라우드 이용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사와 관계가 깊은 기업도 파고 들었다.
이런 전략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현재 MS의 사업구조는 클라우드를 토대로 '기업용 고객관리·업무 소프트'와 '윈도, 오피스 등의 소프트', '게임'으로 수익원이 다각화했다. MS는 지난달 24일 시간외거래에서 애플, 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30일 1조10억 달러(약 1천168조 원)을 기록, GAFA를 제치고 대장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최대 동력은 말할 것도 없이 실적호조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라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혁명적 변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게이츠나 팔머 등의 전 CEO가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 뒤 모든 걸 나델라 CEO에게 맡기고 일절 간섭하지 않은 영향이 컸다"는 핵심 간부의 말을 전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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