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제트 100' 여객기 이틀새 3차례 출발 지연·취소 소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화재 참사를 낸 것과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기술적 문제로 잇따라 출발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의 사고를 내 승객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현지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에 따르면 7일 저녁 10시 55분 모스크바에서 라트비아 수도 리가로 운항하려던 러시아제 '슈퍼 제트 100' 기종 여객기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했다.
여객기는 앞서 화재 참사 사고를 낸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소속이었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한 뒤 출발하기에 앞서 비행기 안에서 전선이 타는 것과 비슷한 매캐한 냄새가 나자 기내에 혼란이 일었다.
이틀 전 여객기 화재 참사의 악몽을 떠올린 승객들이 승무원들에게 항의하며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기장이 모든 탑승객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후 전문가들이 기체를 점검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여객기는 2시간 30여분이 지연된 다음 날 새벽 1시 25분께 출발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내에서 타는 냄새가 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어 이튿날인 8일에도 아에로플로트 소속 슈퍼 제트 100 여객기가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새벽 5시 40분 모스크바로 출발하려다가 역시 기체의 기술적 문제로 운항이 취소됐다.
항공사 측은 기체에 기술적 문제가 생겼다며 탑승했던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 뒤 다른 항공편을 투입해 이들을 모스크바로 운송했다.
뒤이어 같은날 아침 8시 35분 모스크바에서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출발할 예정이던 아에로플로트 소속 슈퍼 제트 100 여객기도 기술적 문제로 출발이 4시간 이상 지연됐다.
항공사는 결국 같은 기종의 여객기를 교체 투입해 오후 1시 10분에야 출발시켰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처럼 잦은 기체 고장은 다른 항공기들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며 슈퍼 제트 100 기종에 대한 전면적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5일 오후 6시께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했던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 제트 100 기종 여객기가 약 28분간의 비행 뒤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41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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