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모임 지지 주효…민평련·더좋은미래 존재감 과시
총선 앞두고 '친문 일색' 피로감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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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이었다. 이변이라는 평까지 나왔다.
8일 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 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친문(친문재인) 실세' 김태년 의원을 예상을 뛰어넘는 표차로 꺾었다.
이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는 전체 125표 중 과반에 가까운 54표를 얻으며 37표를 얻은 김 의원을 17표차로 여유있게 눌렀다. 3위인 노웅래 의원은 34표를 얻었다.
민주 새 원내대표에 '86그룹 대표' 이인영…"강력한 통합"/ 연합뉴스 (Yonhapnews)
2·3위 표차가 3표에 불과한 예상 밖의 결과에 의총장은 술렁였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원과 결선투표에서도 총 125표 중 76표(60.8%)를 얻어 49표(39.2%)를 얻은 김 의원을 27표 차로 물리쳤다.
당초 김 의원과 초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당내 예측이 처음부터 끝까지 빗나간 셈이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이변의 가장 큰 이유로 지난 4·3 재보선 전패 과정에서 온몸으로 체감한 변화와 쇄신에 대한 요구를 거론한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 속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인 더좋은미래 등 개혁그룹이 전방위적으로 힘을 발휘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친문 사조직인 '부엉이모임'이 지지를 보낸 것도 이 원내대표 압승을 견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내에선 그간 홍영표 원내대표와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이 원내대표를 물밑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았고, 이는 실제 표로 증명됐다.
이해찬 대표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김 의원 역시 친문의 지지를 자신하는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원내대표 역시 친문 핵심인 부엉이모임을 등에 업어 친문표를 대거 거머쥔 게 사실이다.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주류 일색으로 지도부가 꾸며지는데 대한 피로감이 크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하락한 당 지지율이 좀 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당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기존 주류인 김 의원 보다는 변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들고 나온 이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한편 1차투표에서 노웅래 의원이 2위를 차지한 김 의원(37표)과 불과 3표가 부족한 34표로 3위를 차지하며 선전한 것도 주목할 포인트다.
노 의원이 이처럼 선전한 것은 원내대표 경선 도전만 '3수'라는 데 대한 동정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노 의원이 1차 투표에서 얻은 표를 거의 '싹쓸이'한 것으로 보인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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