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아공 총선에도 개입 의혹…친러 집권당 지원 계획

입력 2019-05-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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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아공 총선에도 개입 의혹…친러 집권당 지원 계획
가디언 보도…푸틴과 가까운 인물과 관련된 조직이 주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영향력을 끼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유사한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 러시아 전문가들이 남아공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입지 강화를 위해 남아공 총선에 영향을 끼치려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자신들과 남아공 현지 언론들이 입수한 문서에 따른 것이라며, 이 문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러시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관련된 조직이 미리 준비한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본거지로 악명 높은 댓글부대(troll factory)격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지지하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깎아내리기 위한 광범위한 활동을 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됐다.
프리고진과 관련이 있는 이 조직은 남아공의 선거 운동 중 집권당은 지지하고, 친서방 성향인 제1야당 민주동맹(DA)과 좌파 성향 정당인 경제자유전사(EFF)의 평판을 훼손하기 위한 활동을 약속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이런 계획이 실행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집권 ANC는 남아공에서 첫 자유투표가 실시된 1994년 이후 줄곧 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8일 실시된 이번 총선에서도 ANC의 다수당 지위 유지 및 현직 대통령인 시릴 라마포사의 연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남아공은 완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최다 득표를 한 정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하지만 일련의 대형 부패 스캔들과 정전사태, 인플레이션, 실업률로 인해 ANC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커가고 있다.
또 지난해 취임한 라마포사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야심 찬 개혁 의제가 지체되는 상황에서 이를 이행하려면 ANC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반전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남아공 총선 개입 문제는 프리고진을 위해 일하는 러시아 정치 공학자 피터 비츠코프가 맡고 있다. 또 허위정보 활동은 러시아인이 운영하는 비정부기구(NGO) '자유연구국제협력협회'(Afric)가 연구를 위장해 계획을 짰다.
비츠코프는 지난 2월 소규모 정치분석가 팀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아공에 파견하기도 했다.
남아공 일간지 '데일리 매버릭'은 프리고진의 네트워크가 남아공에서 활동하기는 처음이지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증거는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비츠코프는 데일리 매버릭에 아프리카 정치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으며 남아공 내 활동과도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 내 역할을 늘려나가면서 군사 및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휴양지 소치에서 아프리카-러시아 정상회담도 열 계획이다.
ANC는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오랫동안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 러시아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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