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국경서 구금된 불법 이민자 두 달 연속 10만명 돌파

입력 2019-05-09 10:24  

美 남부국경서 구금된 불법 이민자 두 달 연속 10만명 돌파
4월 10만9천144명·3월 10만3천719명…2007년 이후 최고
이민 문제 해결 공언 트럼프, 강력 대처 천명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적법한 절차 없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다가 구금된 이민자가 두 달 연속 10만명을 넘어섰다고 AFP 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칼라 프로보스트 미국 국경경비대 대장은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보고하면서 "4월 30일 현재 남부 국경에서 46만29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남부 국경 불법 이민자 구금 건수는 4월 10만9천144명, 3월 10만3천719명, 2월 7만6천534명이었다.
WP는 지난달 남부 국경 불법 이민자 체포 건수는 월간 기준으로 2007년 이후 최고치라며 무허가 월경은 최근 1년 동안 배로 늘었고 이런 추세라면 연간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무허가 월경자가 급증한 것은 가난과 폭력에 시달리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주민이 체포되더라도 금방 풀려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행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프로보스트 대장은 청문회에서 "수도꼭지 밑에서 양동이를 들고 있는 것과 같다"면서 "물을 잠그지 않는다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양동이를 가지고 있든 해결되지 않는다"며 보다 강력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로보스트 대장은 "국경 통제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4월에 체포한 성인의 거의 절반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며 "그들은 아이를 데리고 오면 풀려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크고 분명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이민자 문제를 핵심 주제로 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불법 이민자 급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이민·국경 문제를 담당해온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해임된 것도 불법 이민자 급증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력한 대처를 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에는 남북 국경에 수천 명의 군인 배치 및 철조망 설치, 수백 마일에 달하는 장벽 건설, 심지어 국경 완전 봉쇄 위협이 포함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또 미국으로 피신하려는 중앙아메리카 주민들을 막기 위해 망명신청 절차를 강화하고, 비자 유효기간 초과에 대한 단속도 공언했다.
아울러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더 오래 억류하고 더 빨리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몇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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