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윤 회장 개인회사에 SBS 일감 몰아주기 의혹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SBS본부가 사실상 SBS 대주주인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을 또 고발했다.
언론노조와 SBS노조는 9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이 SBS를 이용해 자신의 자산을 불법적으로 증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윤 회장과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손자인 최영근 씨가 함께 만든 '후니드'라는 회사가 SBS 용역 업무를 싹쓸이하고, SBS 케이블 채널 제작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SBS 기획실장이던 1996년 태영매니지먼트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SBS와의 용역을 담당했고 거래 중 65% 이상이 내부거래였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이후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계열사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시행령을 내놓자 태영매니지먼트는 최영근 씨의 회사 후니드와 합병을 발표했다. 노조는 후니드가 SK그룹 계열사, 태영건설, SBS의 급식사업과 SBS 시설관리, SBS 취재 차량 관리, SBS 계열 케이블방송 기술 인력 용역 제공을 독점했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SBS노조 본부장은 "현재 SBS골프, 드라마 등 케이블방송은 후니드가 없으면 조정실 운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인력 집중이 심각하다"며 "윤 회장은 후니드에서 28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는데, 이 돈은 SBS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지상파 방송이 재벌의 사익편취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참함을 느꼈다"라며 "후니드의 자본금은 10억 원에 불과하지만, 평균 2천억원의 매출과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노조는 후니드가 정체가 불분명한 회사(베이스HD)에 지분을 매각한 데 대해서도 차명으로 위장한 지분 분산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스HD의 회장이 1990년대부터 여러 재벌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인사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SBS 사측은 이날 노조 회견에 대해 "SBS는 적정한 조건으로 후니드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후니드 매출에서 SBS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며, 주주인 윤석민 회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후니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현재 4.9%만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윤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노조는 태영건설이 SBS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100억원을 빼갔고, 이를 다시 주주 배당해 윤 회장에게 부당이득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태영건설 이재규 부회장의 가족 기업에 대해서도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윤 회장과 이 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해 태영건설과 SBS노조 간, SBS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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