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영향으로 여성화 우려"…中서 '대장부 캠프' 유행

입력 2019-05-09 13:02  

"아이돌 영향으로 여성화 우려"…中서 '대장부 캠프' 유행
中, 화장하고 염색하는 남성 늘면서 '갑론을박' 벌어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아이돌 그룹의 영향 등으로 화장하고 염색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중국의 아이돌 그룹과 연예인은 방탄소년단(BTS) 같은 한국 아이돌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이양첸시(Jackson Yee)와 같은 아이돌은 섬세한 치장과 염색, 고급스러운 의상 등으로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화장하고 염색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리차오(21)는 자신이 화장하는 모습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큰 인기를 얻어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으로 떠올랐다.
그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 2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한 달 수입은 3만 달러(약 3천500만원)에 달한다.
리차오는 "남자가 다양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잘못일 수 있느냐"며 "요즘 시대에 남자가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천이췬은 얼굴에 보습 마스크를 붙인 채 운전을 하다가 회사 측에 적발돼 사흘간 정직을 당했지만, 온라인에서 많은 팬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남성들을 지지하는 층도 두텁지만, '남성의 여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중국 내에서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화장하고 염색하는 아이돌을 '계집애 같은 사내'라고 칭하면서, 이들이 병적이고 퇴폐적인 문화를 확산시켜 나라의 앞날을 위협하고 있다는 논조의 기사나 사설을 내보내기도 한다.
중국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아이돌의 영향을 받아 '여성화'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장부 캠프'에 보내기도 한다.
캠프에 참가한 남자아이들은 머리에 '진짜 남자'라는 머리띠를 두른 채 겨울에 웃통을 벗고 달리면서 "누가 최고인가. 내가 최고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남자다" 등의 구호를 외친다.
'대장부 캠프'에 자신의 아이를 보냈다는 천모 씨는 "연예산업이 사회를 위해 좋은 롤모델을 제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남성의 여성스러운 면을 강조하는데,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체육 교사였던 탕하이옌이 지난 2012년 세운 이러한 '대장부 캠프'에는 지금껏 2만 명 이상의 남자 어린이가 참가했다.
'대장부 캠프'의 유행에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대부분의 양육을 책임지고 학교에서도 여성 교사가 대부분인 까닭에 얌전하고 수줍음을 잘 타며 나약한 성격의 남자아이가 많아진다는 인식도 한몫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대학의 쑹겅 교수는 "아편전쟁 등으로 열강의 침략을 당한 중국에서는 여성화한 남성이 늘어날 경우 중국이 장래에 나약한 국가가 돼 외국과의 경쟁에서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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