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아프간 평화…탈레반 테러에 평화협상 교착 조짐

입력 2019-05-09 15:02  

멀어지는 아프간 평화…탈레반 테러에 평화협상 교착 조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어렵게 조성되는 듯했던 아프가니스탄 평화 정착 움직임에 암운이 드리웠다.
미국-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탈레반이 테러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은 지난 8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국제구호단체인 카운터파트 인터내셔널 건물을 겨냥해 자살폭탄 차량공격을 자행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민간인 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테러범 5명은 사살됐다.
탈레반은 공격 발생 후 배후를 자처하면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을 받는 카운터파트 인터내셔널이 부적절한 서구 문화를 퍼뜨린다고 비난했다.
탈레반은 지난 2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두 달 만에 평화협상을 재개한 상황에서 이 같은 공격을 벌였다.
이들은 이슬람 '금식 성월'을 맞아 휴전하자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제안도 거절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춘계 대공세'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평화협상은 이어 나가겠지만 존재감 과시 등을 위한 무장 공격 수위는 오히려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평화협상 자체도 교착 상태에 빠지는 조짐이다.
탈레반과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카타르 도하 등에서 여러 차례 평화협상을 벌여 아프간 내 국제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골격에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종전 선언, 탈레반-아프간 정부 간 대화 개시 등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후 처음으로 탈레반과 대규모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참여하는 회담이 추진됐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가니 대통령과 함께 아프간 정부 권력을 양분한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총리 역할)은 지난 6일 "종전 및 아프간 세력 간 대화 등과 관련해 탈레반의 정치적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도 최근 "미군 철수보다 평화정착과 정치적 타협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철군'이라는 목표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협상에서 끌려다닐 수 있기에 템포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미군 공습으로 정권에서 밀려났다.
이후 아프간 곳곳에서 정부군과 미군을 상대로 공격을 벌였으며 최근 세력 회복에 성공,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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