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득표율 57%, 최종 55∼59% 예상…1994년 이후 처음으로 60% 밑돌듯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전성훈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의 중간개표에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50% 중반대의 득표율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가 폐지된 1994년 이래 25년간 장기 집권해온 ANC가 이번에도 정권을 유지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하지만 처음으로 60%를 밑도는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총선 이후 국정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69.98%까지 개표가 진행된 현재 ANC가 56.61%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ANC에 이어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약 23%, 좌파 성향 정당 경제자유전사(EFF)가 약 10%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ANC가 55∼59% 사이의 최종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에서는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고 그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가 정해지며 최다 득표 정당에서 대통령이 선출된다.
중간개표 결과로 볼 때 ANC가 다수당을 유지해 재집권에 성공하고 ANC를 이끄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ANC는 아파르트헤이트 폐지와 함께 치러진 1994년 첫 흑백 통합 총선이래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가 몸담았던 ANC는 그동안 총선에서 매번 6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된 1994년 62.7%를 득표한 이후 1999년 66.4%, 2004년 69.7%, 2009년 65.9%를 기록했고 2014년 득표율은 62.2%다.
ANC의 지지율은 최근 몇년 동안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부패 논란 등으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2월 주마 전 대통령이 사퇴한 뒤 라마포사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았지만 경제난에 따른 높은 실업률과 부정부패 등으로 국민의 신임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총선이 라마포사 정권에 대한 첫 국민적 평가라는 점에서 이처럼 낮은 ANC의 득표율이 라마포사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을 주는 한편 야당에는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역대 최다인 48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 투표율은 약 65%로 잠정집계돼 2014년(73%)보다 8% 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국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유권자 수는 남아공 전체 국민 5천700만명의 절반 가량인 2천676만명이다. 하지만 30세 미만 유권자 약 600만명이 선거인 등록을 하지 않고 투표를 포기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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