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또 충전 중 전동킥보드 화재…지난 3년 유사화재만 22건(종합)

입력 2019-05-10 10:27   수정 2019-05-10 10:38

부산서 또 충전 중 전동킥보드 화재…지난 3년 유사화재만 22건(종합)
몸체 충전 단자서 불꽃과 함께 화르르…주민 8명 유독가스 마셔
행안부, 충전 시 규격제품 사용과 가연물질 이격 등 당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손형주 기자 = 부산 한 아파트에 사는 A(12)군은 이달 9일 1년째 보관만 하던 전동킥보드를 꺼냈다.
배터리가 방전돼 작은 방 콘센트에 충전케이블을 연결하고 2시간가량 흘렸을 무렵인 당일 오후 8시 50분께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A군과 엄마는 즉시 콘센트를 뽑았지만, 전동킥보드 몸체 충전 단자에서 불꽃이 튀더니 불이 나기 시작했다.
이날 불로 모자를 비롯해 아파트 주민 8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소방서 추산 1천만원 재산피해를 내고 40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이 충전하던 전동킥보드는 발판에 두 발을 올리고 손잡이 없이 타는 국산 제품이다.
4년 전 아빠가 30만원 주고 산 것으로 1년 전 배터리 교체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권장 충전시간이 2∼3시간인 점을 참고로 화재 원인이 과충전 탓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려고 제조사 측과 제품 업그레이드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해당 제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방에서 충전 중인 전동킥보드에서 불…주민 8명 연기흡입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번 사례처럼 최근 전동킥보드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충전 과정에 발생하는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빈번하다.
올해 3월 18일 오전 2시에도 경기 남양주 한 아파트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소방서 추산 800만원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8월 21일 오전 9시께에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생명과학관 6층짜리 건물 4층 복도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8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이 화재로 연구실의 교수와 대학원생, 한국어 기말시험을 치던 한국어센터 외국인 학생 등 200여명이 대피했다.
올해 3월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2015∼2018년 전동킥보드 사고는 528건 발생했다.
2015년 14건, 2016년 84건이었다가 2017년 197건으로 늘어났고 2018년엔 233건 발생했다.
불량·고장이 264건으로 50.0%, 파손이 60건으로 11.4%를 차지해 제품 상태 관련 사고가 60% 이상이었다.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배터리 불량 등에 따른 화재는 22건, 4.2%였다.
운행 사고도 182건으로 34.4%에 달해 탑승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제품 구매 전 국가통합인증마크(KC 마크)와 인증번호를 확인하고 사후관리(AS) 정책 및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따져볼 것을 권고했다.
또 규격에 맞지 않은 충전기, 타사 충전기 사용은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충전 시에는 가연물질을 멀리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pitbull@yna.co.kr, handbroth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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