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완도군 금당면 율포리 앞 바다 위에 스티로폼 얼기설기 만든 부표에 낡은 컨테이너 한 채가 위험스럽게 놓여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이리저리 뒤뚱거리는 부표는 곧 물에 잠길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 컨테이너는 거처할 집과 땅이 없어 25년째 수상생활을 해오고 있는 이모(62)씨가 살던 집이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한 이씨는 고향으로 귀향했다.
보증문제로 집까지 경매로 넘어가고 설상가상으로 췌장 수술을 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씨는 마을 앞 바다에 급하게 수상 가옥을 만들었다.
임시로 몇달만 살면 되겠지 했던 수상생활은 한해 두 해 시간이 흘러 20년을 훌쩍 넘겼다.
태풍 등이 불어 닥칠 때면 뒤집히거나 가라앉을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
무엇보다 이씨의 건강이 염려됐다.
이씨의 안따까운 사연은 행정기관에도 들어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의가 최근 열렸다.
그동안 주민들은 육지로 나오도록 몇 차례 권유를 했지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씨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금당면사무소 추계수 사회복지사의 끈질긴 설득과 권유로 이씨는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금당면은 완도군과 완도군행복복지재단에 구호를 요청, 지원금 600만원을 받아 폐가로 방치된 이 씨의 사촌 집을 무상으로 임대했다.
화장실을 개조하고 생필품을 구입해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이씨는 "수상 가옥 생활을 25년이나 해서 몸과 마음이 지쳤는데 금당면에서 육지로 올 수 있게 집을 마련해주고 집 개조와 생필품까지 준비해줘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봉구 금당면장은 10일 "어려움에 부닥친 가구를 도와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발생하면 적극 구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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