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가, 직원 동원 '쪼개기' 후원 정황…"트럼프 재선에 장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불법 로비를 한 의혹을 받는 중국계 사업가 신디 양(45)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에 불법 후원금을 낸 정황이 나와 미 사법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일 신디 양이 운영한 플로리다의 한 스파 업소 직원인 빙빙 페라뇨에 대해 연방대배심으로부터 소환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페라뇨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만든 재선 모금위원회 '트럼프 빅토리'(Trump Victory)가 작년 3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관한 행사에서 컨설팅업체 '푸푸 인터내셔널'의 매니저 직함으로 5천400달러(약 635만원)를 후원했다.
당시 신디 양 측에선 가족 구성원과 동업자 등 총 9명이 각각 5천400달러씩 후원금을 냈는데 이 가운데 페라뇨도 후원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신디 양은 당시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5만 달러(약 5천880만원) 상당의 공식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푸 인터내셔널은 신디 양의 부모 이름으로 등록된 업체로, 현재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페라뇨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후원금을 낼 당시 마사지 스파의 프런트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신디 양 측이 페라뇨를 내세워 불법 후원금을 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실제 FBI는 신디 양이 페라뇨에게 후원금을 내게 하고 이후 해당 금액을 보전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선자금 관련 법은 원출처를 밝히지 않고 제3자로 하여금 정치 후원금을 내게 한 뒤 이를 변제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는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처벌한다.
FBI가 발부받은 소환장에는 신디 양과 그의 남편, 푸푸 인터내셔널 관련 서류는 물론 2014년부터 현재까지 모든 후원 기록을 제출하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FBI는 또 이날 페라뇨를 그의 자택에서 만나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된 이후 본격화한 이번 수사가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선 과정에선 러시아 대신 중국 스캔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마이애미헤럴드 등은 신디 양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중국 사업가들을 공화당 정치 거물들에게 소개하는 불법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고객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나 트럼프 일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물론 운영하던 스파 업소 이민자 여성들에게 매춘을 강요하고 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3월 신디 양의 행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명백한 친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FBI를 비롯한 수사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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