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영, 우크라 신정부에 '2016 대선 지원' 조사 촉구

입력 2019-05-10 16:22  

트럼프 진영, 우크라 신정부에 '2016 대선 지원' 조사 촉구
민주 바이든 후보 '우크라 내정 간여 여부도 조사 요구할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2020 대선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정보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방문, 최근 교체된 신정부 측에 미 정계와 관련된 일련의 조사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줄리아니 변호사가 수일 내로 우크라이나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유착 스캔들 조사의 발단이 된 당시 우크라이나 상황과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재벌 소유 가스회사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이 개입돼 있는지를 조사해 주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통령 변호사가 대선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노력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취임 이후 줄곧 러시아 유착 스캔들 조사에 시달려온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전을 앞두고 오히려 우크라이나발(發) 뉴스를 반전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줄리아니는 9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선거가 아닌 조사에 개입하고 있으며 그럴 권리가 있다"면서 "이는 전혀 불법이 아니며, 외교가 아니라 그들에게 조사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미 진행 중인 조사가 자신의 고객(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정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신정부가 다른 쪽의 중단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임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부에서 2016년 미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트럼프 선대본부장인) 폴 매너포트의 2014년 이전 우크라이나 내 활동 자료를 퍼뜨렸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오는 6월 3일 취임하는 젤렌스키 신임 대통령은 이 조사를 감독해온 유리 루첸코 검찰총장의 교체 방침을 언급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신정부가 미 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 조사를 그대로 계속할지 주목되고 있다.
줄리아니와 트럼프 측근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조사를 통해 뮬러 특검 조사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재 수감 중인 매너포트에 대한 기소 근거를 약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20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불리한 정보가 나올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그동안 중개인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줄리아니는 그러나 젤렌스키와의 면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젤렌스키를 만나게 되면 '그(젤렌스키)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자신이 아는바'와 '충분하고 완전하며 공정한 조사의 중요성'을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재벌 소유 가스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아왔으며, 이 재벌을 조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사를 '제거'하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간여했다는 의혹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해왔다.
또 2016년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내 매너포트의 사업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롭게 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너포트는 우크라이나 내 거액 수수료 의혹이 불거지면서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우크라이나 검찰이 입수한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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