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담론집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문학비평가 김종회가 나온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는 동국대, 중앙대, 서울대, 연세대 등과 함께 우리 문단의 마르지 않는 샘물로 유명했다.
전상국, 조세희, 조해일, 한수산, 고원정, 박덕규, 김형경, 서하진 등 기라성 같은 소설가와 이성부, 조태일, 정호승, 하재봉, 박주택, 류시화, 이산하 등 시인이 배출됐다. 극작가로 신봉승, 김정수도 유명하다.
특히 소설 쪽이 강했는데 우리 문단 거목인 황순원 문하에서 가르침을 받은 덕이 크다.
문학 평론에서 이름을 날린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은 문화담론집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비체 펴냄)의 한 대목에서 스승을 그리워한다.
모더니즘, 경향문학에서 포스트 모더니즘까지 많은 소설 사조가 우리 문학사에서 뜨고 졌지만, 황순원이 문호로 존경받는 것은 순수문학의 완성도를 지향하는 집념과 일관성, 그리고 인본주의를 중심에 놓는 주제의식 때문이다.
황순원은 소설 외에 일절 '잡문(雜文)'을 쓰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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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회 촌장은 "문학에 있어 '인간'은 어쩌면 가장 오래고 오래 이어질 숙제"라며 "황순원 선생은 시종 이 인간애와 인간중심주의를 붙들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불후의 단편인 '소나기'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삶의 형편이 곤궁하고 혹독하던 시절에, 그처럼 순정한 감성을 담은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라고 평했다.
아울러 저자는 산문집에서 지난해 작고한 평론가 선배 김윤식을 추모하고 '제2의 소설가 한강'이 나오길 기대하며 한글 문학 번역의 발전 방안을 논한다. 또 문학의 미래와 글쓰기 방법을 고민한다.
문학이 사람을 다루는 인간학이라는 점에서 비평가로서 우리나라의 교육, 정치, 안보까지 다양한 분야를 55편 짧은 수필을 통해 논한다. 무엇보다 건전한 상식을 가져야 난국을 지혜롭게 헤쳐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 한국비평문학회장, 국제한인문학회장을 지냈고 현재 소나기마을 촌장 외에도 박경리 토지학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255쪽. 1만4천5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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