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오랜 기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활약해온 앨버트 푸홀스(39·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10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2천 타점을 달성했다.
푸홀스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시즌 6호 솔로포를 터트리고 데뷔 19시즌 만에 개인 통산 2천 타점 고지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점이 공식 기록으로 집계된 1920년 이후 2천 타점에 도달한 선수는 행크 에런(2천297타점), 알렉스 로드리게스(2천86타점) 2명뿐이었다.
푸홀스는 메이저리그 역대 3번째로 2천 타점을 돌파하며 명예의 전당 입성을 사실상 확정 짓는 금자탑을 쌓았다.
대기록 달성에 에인절스 선수들은 푸홀스를 얼싸안고 축하했다. 디트로이트 홈팬들도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푸홀스의 홈런공을 잡은 팬이 취한 행동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푸홀스의 홈런공을 잡은 일라이 하이즈는 디트로이트 구단의 제안을 거절하고 공을 갖고 경기장을 떠났다.
디트로이트 구단이 하이즈에게 먼저 제시한 조건은 푸홀스의 사인 공이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푸홀스와 만나서 인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지만 역시 답변은 '노(No)'였다.
푸홀스의 유니폼까지 거절하자 디트로이트 구단은 그러면 팀의 간판스타인 미겔 카브레라의 기념품을 챙겨주겠다고 했지만 하이즈는 그 공을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보통 이런 기념공은 팀에서 교환 제안을 내걸고 경기 후 선수들과 직접 대면하고 사인공이나 사인 배트 등으로 맞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이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팬인) 형제에게 주거나 아니면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간직하겠다"며 "돈은 상관없다. 이건 가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푸홀스는 쿨하게 대응했다. 푸홀스는 "나는 구단 관계자들에게 '그냥 그가 공을 가지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했다"며 "그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손에 넣었다. 우리는 팬들을 위해 뛰는 것이다. 그러니까 팬이 그 공을 간직하길 원한다면 충분히 소유할 권리가 있다. 나는 그가 그 공을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물론 푸홀스가 말했듯이 기념공을 획득한 팬의 희망이 최우선으로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취한 행동으로 그 기념공은 미공인으로 남게 됐다.
메이저리그는 대기록을 낳은 기념공의 경우 곧바로 담당자가 메이저리그 공인 마크를 붙여서 해당 선수에게 전달하거나 때로는 야구 명예의 전당 박물관에서 전시한다.
하지만 하이즈는 그 기념공을 갖고 그대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렸기 때문에 공인하는 절차를 밟지 못했다.
나중에 하이드가 이를 번복하고 푸홀스에게 돌려주거나 아니면 경매에 참여하려고 해도 공인 마크가 없기 때문에 기념공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어졌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전시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념공이었던 만큼 야구계에는 큰 손실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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