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미세먼지 국가기구 '늑장'…위원추천 안해 조직 미완성

입력 2019-05-12 07:05  

정치권, 미세먼지 국가기구 '늑장'…위원추천 안해 조직 미완성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보름…여야 갈등 등으로 위원 5명 위촉 못해
반기문 위원장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6월 국민 대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범국가 기구가 공식 출범한 지 보름 가까이 되도록 기구 구성도 마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여야 갈등과 정당 내 사정 등으로 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이 기구는 정부 장관급 인사, 정치권 추천 인사, 산업계·시민사회·종교계·학계 관계자 등 위원 42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정치권 추천 인사는 국회의장 추천 2명,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원내 교섭단체 추천 각 1명 등 총 5명이다.
전체 위원 42명 가운데 정치권 추천 위원을 뺀 나머지 37명은 출범식 전에 이미 인선이 모두 끝났다.
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갈등 상황으로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이 위촉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미세먼지 문제에 여야가 어디 있나.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이후 12일 현재까지도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은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기우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3명 정도는 거의 정해진 상태"라며 "아직 추천하지 않은 정당도 있다"고 전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치권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계절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지기 전인 올해 9월에는 미세먼지 감축 단기대책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은 "현재 42명의 위원과 별도로 전문위원회,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하고 있다"며 "의제를 어느 정도 축적한 뒤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을 포함한 42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본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기후환경회의는 6월 9일 국민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출범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제1차 본회의를 연 데 이어 2차 본회의를 6월 중순께 개최할 예정이다. 9월에는 제2차 국민 대토론회도 열 방침이다.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김숙 전 주유엔 대표부 대사는 "정치권이 인사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미세먼지 저감 방안 마련을 지체할 수는 없다"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앞으로 속도감 있게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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