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과이도 "미국과 군사협력 모색"…마두로 압박

베네수엘라 과이도 "미국과 군사협력 모색"…마두로 압박
"미국 주재 특사에 미 남부사령부와 면담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베네수엘라 반정부 투쟁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과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카를로스 베키오 미국 주재 특사에게 즉시 미군 남부사령부와 접촉해 협력 문제와 관련한 직접 소통을 개시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해 미국 등 50개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과이도 의장은 "모든 옵션이 가능하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여러 차례 빌려 '뒷배'를 과시해 왔다.
이날 발언은 그가 가장 강한 어조로 미국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AP는 설명했다.
앞서 크레이그 폴러 미군 남부사령관은 9일 트위터를 통해 "과이도 의장이 초대한다면, 베네수엘라 국민과 헌법질서 재건을 우선시하고 옳은 결정을 한 군 지도자들의 향후 역할을 미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베네수엘라 영토에서 군사협력이 있을지, 그것이 필요한지와 관련해 우리는 이미 한참 전에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군사 '개입'이 아닌 '협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점을 강조하며 "이미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쿠바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30일 과이도 의장의 군사봉기 시도 실패 후 마두로 정권의 야권 탄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AFP는 이날 카라카스 집회에 이전보다 적은 1천500∼2천 명가량이 참가했다며, 이는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몇 달씩 이어진 집회에 따른 피로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공포와 절망의 포로가 되거나 아니면 희망과 힘, 자신감으로 계속 거리를 채우거나" 하는 기로에 있다며, 싸움을 포기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미국도 마두로 정권 압박을 이어가며 과이도 의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방, 안보 분야에서 베네수엘라와 사업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을 제재할 예정이라고 dpa통신이 미 관리들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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