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결국 문제는 공인구? MLB 이어 트리플A도 홈런 폭증

입력 2019-05-14 08:06  

[천병혁의 야구세상] 결국 문제는 공인구? MLB 이어 트리플A도 홈런 폭증
트리플A, 올 시즌 처음 MLB 공인구 도입하자 홈런 65% 증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최근 수년간 '타고투저'에 허덕이던 KBO리그는 올해 새로운 공인구를 도입하면서 장타가 크게 줄었다.
총 208경기를 치른 14일 오전 현재 10개 구단 총 홈런 수는 326개로 지난해 207경기를 치른 시점의 461홈런보다 30%가량 줄어들었다.
KBO는 공인구 반발계수 허용범위를 지난해 0.4134∼0.4374에서 올해 0.4034∼0.4234로 불과 0.01∼0.014 줄였다.
이마저도 지난 3월 1차 공인구 검사에서 3타(1타 12개) 중 2타의 반발력이 허용범위를 초과해 업체가 제재금을 받기도 했으나 바뀐 공 때문인지 홈런이 대폭 줄었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2015년 이후 홈런이 급증하면서 '탱탱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타고투저' 현상이 사그라들 기미가 없는 메이저리그는 올해도 홈런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야구공을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일부 오차가 있을 뿐 반발력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수차례 해명했으나,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가 팬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반발력을 높였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리플-A에서도 올 시즌 홈런이 급증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기준으로 트리플A의 총 홈런 수가 1천359개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5홈런보다 무려 65%나 증가했다고 13일 전했다.
이런 추세면 퍼시픽코스트리그와 인터내셔널리그로 구성된 트리플A 30개 팀 중 26개 팀 홈런이 지난해 팀 홈런 수를 초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트리플A가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롤링스사의 공인구를 도입한 첫 시즌이다.
메이저리그는 트리플A 선수들의 기량을 비교 평가하기 쉽도록 올해부터 같은 공인구를 사용하도록 요청했다.
메이저리그 공인구 가격은 마이너리그 공보다 두 배 비싸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비용을 보조한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코스타리카에서 제조하고 마이너리그 공인구는 중국에서 만드는데, 메이저리그 공이 코르크 심에 실을 더 팽팽하게 감아 단단하고 실밥도 낮아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는 평가다.
올해 트리플A는 팀당 경기 평균 홈런 수가 역대 최다인 1.29개를 기록 중이다.
같은 공을 사용하는 메이저리그 팀들과 같은 수치다.
지난해 트리플A 풀 시즌의 팀당 경기 평균 홈런 수가 0.87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48% 증가한 것이다.



사실 경기당 홈런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특정팀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팬이 반발력이 증가한 공인구를 비난하는 것은 기존 야구에서 유지되던 투타 균형을 인위적으로 깨뜨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타자들의 실력 향상으로 홈런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경기 도구의 변질로 '타고투저' 현상이 발생했다고 믿는 까닭에 팬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shoele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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