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중간선거가 현지시간으로 13일 오전 6시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유권자 6천100여만명(재외국민 180여만명 제외)이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과 300명가량인 하원의원 전원, 1만8천명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 대표 및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집권 3주년을 앞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는 6년이다.
현지 여론조사 업체 '펄스 아시아 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선출하는 상원의원 12명 가운데 11명이 두테르테 대통령이나 그의 딸인 사라 다바오시장이 지지하는 후보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70%가량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비하 발언과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따른 '초법적 처형' 등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를 거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게 되면 사형제 부활, 형사처벌 연령의 만 15세에서 12세로 하향 조정, 연방제 개헌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오후 6시 끝나는 투표의 결과가 모두 발표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은 지역구 하원의원을 비롯한 지역대표 선거결과는 이르면 24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나오겠으나 비례대표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선거 결과 발표에는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표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과 폭력사태가 잇따랐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까지 투표와 관련해 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174명이 체포됐으며 13일 이 같은 행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했다.
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월 13일 이후 선거와 관련한 사건으로 20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투표 당일인 13일 오전 1시께도 필리핀 남부 마긴다나오주에 있는 한 도시의 선거 용품 배부처에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군경은 24만여 명을 투표소 주변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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