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민주당·품차이타이당 군부行 막으려 총리카드 제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반군부정권 세력을 이끄는 푸어타이당과 퓨처포워드당이 군사정권 연립정부의 등장을 막기 위해 '총리직 양보'를 시사하고 나섰다.
군부정권 지지정당 주도로 연립정부가 구성되면 총리직도 완전히 물 건너가는 만큼, 캐스팅보트인 민주당과 품차이타이당이 군사정권 쪽으로 가지 않도록 '끌리는' 카드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다.
13일 더 네이션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어타이당 총리 후보이자 당을 사실상 이끄는 쿤잉 수다랏 선거전략위원장은 전날 "우리는 이들이 총리직에 대한 우리의 선택을 지지하기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군부 정권이 정권을 계속 유지하는 걸 막을 방안을 찾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탁신계 푸어타이당이 주도하는 반군부 연립정부 추진 세력은 총선에서 과반(251석)에 6석 모자라는 24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과 품차이타이당은 각각 52석과 51석을 가져갔다.
이 두 당이 반군부 연대세력으로 가느냐, 120석가량을 확보한 군부정당 팔랑쁘라차랏당측으로 가느냐에 따라 태국 연립정부 구성은 물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출하는 총리 선거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쿤잉 위원장은 아누띤 찬위라쿤 품차이타이당 대표에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도 "이번 총선이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재탄생이 되기를 바라는지, 군부정권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지위를 정당화할지 그들의 입장을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퓨처포워드당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도 군정 연장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의원을 모을 수 있다면 누구에게라도 (총리로) 찬성표를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군정 연립정부파에 참여하는 7개 정당 중 하나인 쁘라차찻당의 완 노르 마타 대표는 더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완 노르 대표는 "총리직을 맡는 것은 국가를 도울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품차이타이당 아누띤 대표가 이 기회를 배제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피싯 웨차치와 전 민주당 대표도 총리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민주당과 품차이타이당 모두 어느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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