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첫 범죄 평균 나이 13.9세…70%는 동네 친구와 공모"(종합)

입력 2019-05-13 18:17   수정 2019-05-13 19:52

"소년범 첫 범죄 평균 나이 13.9세…70%는 동네 친구와 공모"(종합)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설문조사 결과…"소년범죄 상습화, 양적·질적 악화"
"소년범 재범기간, 출소 후 경제활동 여부 따라 2배 차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를 나간 뒤 경제활동을 하는지에 따라 재범기간이 크게는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낸 '소년 범죄자의 재범 실태 및 방지 대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소년범 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과거 자신의 출원·출소 후 활동과 재범기간을 밝힌 재범 소년범은 153명이었다. 이 중 44명은 일을 했다고 답했고, 이들의 재범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02개월이었다.
반면 소년원 등을 나온 뒤 특별히 한 일이 없다거나 병 치료를 했다고 답한 재범 소년범은 65명으로, 이들의 재범기간은 평균 5.85개월로 2배 가까이 짧았다.
복학·검정고시·자격증 준비, 직업훈련 등 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소년범은 44명으로 재범으로 다시 시설에 수용되기까지 평균 8.36개월이 걸렸다.
연구를 책임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최정원 부연구위원은 "교정시설 안에서 어떤 교육, 교정을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나왔을 때 생산적인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설문대상 소년범 230명의 최초 경찰입건 평균 나이는 13.9세였다. 대다수가 재산범죄 또는 강력범죄(폭력)로 입건됐다. 이들 중 69.5%는 첫 범죄를 동네 친구와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이 받는 처벌이나 처분 수준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과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소년원 수용 보호소년 경우 41.4%, 소년교도소의 소년수형자는 29.3%로 높은 편이었다.
다만 보호소년 76%, 소년수형자 69.5%는 현재 수용된 시설 내 생활을 통해 인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소년범들이 시설에서 겪는 애로로는 '시설 밖 가족 및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보호소년이나 소년수형자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재범방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비행 친구와의 교우 단절'(33.6%), '취업을 통한 생계 안정'(31.0%)을 꼽은 경우가 많았다.
또 보호소년 94%, 소년수형자 93.9%가 출원·출소 후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으로 각각 답했다.
지난 40년간 소년범 수는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재범자 비율은 반대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가 인용한 1976∼2016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소년범 수는 1976년부터 1997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1997년 역대 최고치인 15만199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소년범 수가 눈에 띄게 줄어 2005년에는 최저치인 6만7천478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7년간 증감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추이를 보였지만 2012년 10만7천490명을 끝으로 계속 감소해 2016년 7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재범으로 검거되는 소년범 비율은 1976년 7.8%였으나 2016년에는 38.9%로 치솟아 재범 소년범 비율이 5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과 1·2범 비율은 94.8%에서 49.3%로 낮아졌지만, 전과 3범 이상은 5.2%에서 50.7%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9범 이상 전과자 점유율은 2013년부터 소년 재범자 10%를 상회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소년 범죄의 상습화, 즉 재범문제가 지난 40년간 양적, 질적으로 악화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dd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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