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후 현지 이슬람교도와 다른 종교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조직이 이번 테러와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슬람 사회를 겨냥한 보복 공격 등 폭력이 빈발하는 분위기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수도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칠라우 지역에서는 군중 수십명이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몰려들어 돌을 던졌다.
일부 폭도는 이슬람교도를 폭행했고, 이슬람교도가 운영하는 상점도 마구 공격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군경은 실탄을 허공에 쏘며 대응에 나섰고, 12일 오후부터 13일 오전까지 현지에 통행금지령까지 내렸다.
이번 폭력사태는 이슬람교도로 추정되는 이가 페이스북에 상대를 위협하는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기독교 신자 등이 이 네티즌의 글에 격분했고 무슬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현지 경찰은 관련 네티즌과 무슬림 상점 등을 공격한 폭도 일부를 체포했다.
아울러 당국은 유언비어 확산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 왓츠앱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을 당분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콜롬보 북쪽 네곰보 지역에서는 무슬림 주민과 불교를 믿는 싱할라족 주민 간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당시 충돌 때도 SNS 접속을 일부 차단하기도 했다.
스리랑카의 불교도는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이어 힌두교(13%), 이슬람(10%), 기독교(7%) 순이다.
지난달 21일 스리랑카에서는 콜롬보의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에서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 257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러 이틀 뒤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의 배후로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지목했다.
한편, 부활절 참사 후 추가 테러 가능성 때문에 중단됐던 콜롬보 시내의 천주교 미사가 12일부터 재개됐다.
콜롬보를 제외한 스리랑카 전국 대부분의 성당과 개신교 교회는 지난주부터 미사와 예배를 재개한 상태다.
테러 후 문을 닫았던 천주교 계열의 학교도 14일부터 다시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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