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연연 안 해…나라 위해 최선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집권 2기 5년의 최우선 과제로 정부 개혁과 규제 완화를 꼽았다.
13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국가개발기획원(Bappenas) 주최로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가발전계획 콘퍼런스에서 '작은 정부'를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비대해진 정부가 투자 등에 필요한 허가를 신속히 처리하지 않아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아 왔다면서 "필요 없는 기관들, 비효율적이고 국가에 실질적으로 공헌하지 못하는 기관들은 즉각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런 기관들은 거액의 예산을 낭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앙 정부는 물론 각 지방정부도 이처럼 구조개혁과 관료주의 타파를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직이 단순해질수록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드테이프'로 불리는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과감히 폐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수출 지향적·수입 대체적 산업에 투자를 유치해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구조를 해소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집권 2기에는 연임을 위해 지지율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만큼 더욱 과감한 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에 대해 나는 어떤 부담도 지고 있지 않다. 더는 (대선후보로) 지명될 일이 없는 만큼 나라를 위해 최선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2억6천만명의 동남아 최대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자원이 풍부하고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지만,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등에 발목이 잡혀 기대만큼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작년 발표한 기업환경지수(EoDB)에서 인도네시아는 190개국 중 73위를 기록했으며, 창업 부문은 134위로 하위권이다.
인도네시아의 작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17%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까지 연간 5.4∼6.0%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의 실시간 개표 집계는 13일 오전 11시 30분까지 78.95%가 진행된 가운데 조코위 대통령이 56.30%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의 득표율은 43.70%로 집계됐다.
KPU는 오는 22일 대선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프라보워 후보와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인다.
프라보워 후보는 자체 집계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미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지지자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개표조작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거의 연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무슬림 과격단체 등에서는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대선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는 주장마저 한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9일 대대적 시위를 벌여 프라보워 후보가 승리했다는 주장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한 지지자 한 명을 반역 혐의로 입건했다. 12일에는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앞 집회 도중 조코위 대통령을 참수하겠다는 발언을 한 20대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후보에게 6.2%포인트 차로 패했을 때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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