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미국, 실무회의 구성 승인 대가로 요청" 보도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김형우 기자 = 미국의 압박에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인수 시기를 일단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사일 도입 계획에 정통한 한 익명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터키가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요청을 받은 후 7월로 예정된 S-400 인수 시기를 미룰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주 터키 정부에 S-400 인수 시기를 늦춰달라고 새롭게 요청했으며, 양측의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요청과 관련, 로이터는 지난달 터키가 제안한 실무회의 구성을 들어주는 대가로 미국 정부가 터키에 S-400 인수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며 이번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달 미국에 러시아 S-400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F-35 전투기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실무회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당시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최근 미 정부 내에서 터키와 협상할 수단으로 이 제안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터키가 S-400과 F-35 전투기를 동시에 운용하면 F-35의 보안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며 터키에 S-400 도입 계획을 철회하라고 압박해왔다.
미국의 한 관리는 터키가 구매하기로 한 S-400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는 F-35 전투기 국제공동프로젝트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터키의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S-400 미사일을 오는 7월에 살 것이며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해당 문제와 관련 (미국과) 대화는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10일 독일 빌트의 외교 담당 기자가 "에르도안(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 S-400을 들여오길 원치 않는다고 외교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고 소셜미디어에 썼으나 곧바로 터키 언론청장이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의 파흐렛틴 알툰 청장은 트위터 계정에 "율리안 룁케 기자의 소식통은 잘못 알고 있다. S-400 구매는 끝난 계약이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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