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도 부담스러운 스승의 날…외국에선 어떻게 보낼까?
한국 청탁금지법에 위축…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다른 나라도 교사의 날…나라별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 유래는 1958년 5월 8일 청소년 적십자 단원이 세계 적십자 날을 맞아 병석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를 찾아가 안부 인사를 한 것에서 출발했다.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고, 1964년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면서 날짜를 5월 26일로 정했다.
대한적십자사 주도로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고 1982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날
과거 스승의 날이 되면 제자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고 감사 인사로 작은 선물을 했는데 이게 관행이 됐다.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떤 선물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일부 학부모는 교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촌지 논란이 제기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관행과 촌지 논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은 스승의 날이 교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현직 교사의 제안도 나왔다.
◇ 지금은 스승에게도 조심스럽고 부담되는 스승의 날
부담스러운 '스승의 날 논란'을 피하고자 학교장 재량으로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1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 하루 휴업을 하는 학교가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10곳이나 된다.
시교육청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과 교사 개인 간에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것은 안 되고 학생회 차원에서 단체로 교사에게 꽃을 달아주고 감사 편지를 전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제 간에 정을 나누는 시간은 좋지만, 청탁금지법 이후 스승의 날을 불편해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풍토가 생겼다"며 "요즘은 학교별로 체육대회를 하거나 평일처럼 똑같이 수업하는 학교가 많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 외국의 티처 데이, 그들에게 스승의 날은?
외국에서는 스승의 날(teacher's day)이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보낼까.
부산외국어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5월 첫 번째 화요일이 '스승의 날'이고 1주일간 기념행사가 열린다. 교사나 학생이나 그냥 즐기는 행사를 마련한다.
중국에서는 9월 10일을 교사절로 지정해 우수교원에게 표창을 주고 경축 공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한다.
중국인 왕붕(부산외대 대학원 한국어 번역학과 박사과정) 씨는 "대륙에서 정부와 학교에서 스승의 날을 경축하는 행사를 하고 교사에게 상금도 준다"며 "학생이 축복하는 내용으로 카드와 그림을 만들어 꽃과 함께 교사에게 준다"고 말했다.
홍콩은 9월 28일(공자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나 1997년 대륙 규정(9월 10일)을 따르고 있다.
베트남 대학생 응웬 타 아잉다오 씨는 "베트남은 11월 20일이 스승의 날이고 법정 공휴일이다"며 "수업은 없지만 모두 학교에 가서 스승을 위한 축하 파티에 참석하고 졸업생들은 스승을 찾아 감사 인사와 선물을 전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한국과 같은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다. 불교 의식처럼 다 같이 기도로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현한다. 학생이 교사에게 꽃 팔찌를 선사하고 절 의식이 끝나면 다 같이 식사도 한다.
말레이시아는 스승의 날이 우리나라와 하루 차이인 5월 16일이다. 모든 학교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학부모는 음식을 만들어 학교를 방문하기도 한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최초로 공립학교를 세운 호세 데 칼라산스(Jose de Calasanz)를 기리는 11월 27일이 스승의 날이다. 학생들은 교사에게 편지와 노래를 선사한다고 한다.
중남미 멕시코도 한국과 같은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다.
임상래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장은 "멕시코에선 선생님들이 모여 화합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며 "노조 문화가 강하다 보니 노동자로서 교사 의미가 강해 쉬는 날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웃 일본은 스승의 날이 없어 일부 일본 교사들이 스승의 날 행사를 하는 한국 교사를 부러워한다는 말도 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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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탁금지법에 위축…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다른 나라도 교사의 날…나라별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 유래는 1958년 5월 8일 청소년 적십자 단원이 세계 적십자 날을 맞아 병석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를 찾아가 안부 인사를 한 것에서 출발했다.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고, 1964년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면서 날짜를 5월 26일로 정했다.
대한적십자사 주도로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고 1982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날
과거 스승의 날이 되면 제자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고 감사 인사로 작은 선물을 했는데 이게 관행이 됐다.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떤 선물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일부 학부모는 교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촌지 논란이 제기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관행과 촌지 논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은 스승의 날이 교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현직 교사의 제안도 나왔다.
◇ 지금은 스승에게도 조심스럽고 부담되는 스승의 날
부담스러운 '스승의 날 논란'을 피하고자 학교장 재량으로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1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 하루 휴업을 하는 학교가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10곳이나 된다.
시교육청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과 교사 개인 간에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것은 안 되고 학생회 차원에서 단체로 교사에게 꽃을 달아주고 감사 편지를 전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제 간에 정을 나누는 시간은 좋지만, 청탁금지법 이후 스승의 날을 불편해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풍토가 생겼다"며 "요즘은 학교별로 체육대회를 하거나 평일처럼 똑같이 수업하는 학교가 많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 외국의 티처 데이, 그들에게 스승의 날은?
외국에서는 스승의 날(teacher's day)이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보낼까.
부산외국어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5월 첫 번째 화요일이 '스승의 날'이고 1주일간 기념행사가 열린다. 교사나 학생이나 그냥 즐기는 행사를 마련한다.
중국에서는 9월 10일을 교사절로 지정해 우수교원에게 표창을 주고 경축 공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한다.
중국인 왕붕(부산외대 대학원 한국어 번역학과 박사과정) 씨는 "대륙에서 정부와 학교에서 스승의 날을 경축하는 행사를 하고 교사에게 상금도 준다"며 "학생이 축복하는 내용으로 카드와 그림을 만들어 꽃과 함께 교사에게 준다"고 말했다.
홍콩은 9월 28일(공자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나 1997년 대륙 규정(9월 10일)을 따르고 있다.
베트남 대학생 응웬 타 아잉다오 씨는 "베트남은 11월 20일이 스승의 날이고 법정 공휴일이다"며 "수업은 없지만 모두 학교에 가서 스승을 위한 축하 파티에 참석하고 졸업생들은 스승을 찾아 감사 인사와 선물을 전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한국과 같은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다. 불교 의식처럼 다 같이 기도로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현한다. 학생이 교사에게 꽃 팔찌를 선사하고 절 의식이 끝나면 다 같이 식사도 한다.
말레이시아는 스승의 날이 우리나라와 하루 차이인 5월 16일이다. 모든 학교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학부모는 음식을 만들어 학교를 방문하기도 한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최초로 공립학교를 세운 호세 데 칼라산스(Jose de Calasanz)를 기리는 11월 27일이 스승의 날이다. 학생들은 교사에게 편지와 노래를 선사한다고 한다.
중남미 멕시코도 한국과 같은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다.
임상래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장은 "멕시코에선 선생님들이 모여 화합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며 "노조 문화가 강하다 보니 노동자로서 교사 의미가 강해 쉬는 날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웃 일본은 스승의 날이 없어 일부 일본 교사들이 스승의 날 행사를 하는 한국 교사를 부러워한다는 말도 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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