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설문 조사 결과…"소외공포가 감당수준 이상의 소비압박 가중"
3분의 2는 미래위해 오늘의 소비 희생 용의있으나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인들의 3분의 2 가까이는 자신들의 수입을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수준이라면서도, 소셜미디어들에 친구들이 공유하는 내용에 자극받아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돈을 쓴다"는 사람이 3분의 1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온라인 금융회사인 찰스 슈왑이 이달 발표한 '2019 현대재산조사(MWS)'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 1천명 가운데 35%가 친구들이 소셜미디어들에 올리는 사진, 영상, 글 등을 보고 수입 대비 과소비를 한다고 답했다. 돈 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주범으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한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이들보다 늦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정보기술과 소셜미디어들에 익숙한 세대)는 각각 48%와 41%로 다른 세대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60%는 "친구들이 어떻게 소셜미디어들에 올리는 그런 값비싼 (휴가여행과 맛집 등) 경험들을 감당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답했다. 이 항목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각각 72%와 74%로 더 높다.
응답자들의 57%는 또 친구들의 저축보다는 소비 행태에 더 관심을 갖고 본다고 답했다.
이 금융회사의 투자자 서비스 부문장인 테리 칼센 부회장은 "이웃을 의식하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keep up with the Joneses)'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오래전부터 미국 문화의 일부이긴 했지만, 소셜미디어와 소외공포(FOMO. 나만 좋은 경험들을 놓쳐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가 소비 압박을 가중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소비가 우리의 적은 아니지만, 사회적 압박 등의 외부의 힘 때문에 능력 이상으로 돈을 쓰게 되면 장기적 금융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인들은 65%가 나중을 대비해 오늘의 소비를 희생하고 저축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나, 59%가 자신들의 수입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수준이라고 말해 저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순 재산이 얼마이면 부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평균 230만 달러(27억 3천만원)라고 답했다.
그러나 72%는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유함이란 재산 규모와 전혀 관계없이 어떤 삶을 영위하느냐에 달렸다고 답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갑자기 100만 달러를 횡재할 때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54%)이 써버리겠다고 답했으며, 그 대상은 집, 차, 여행 순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 2월 미국 전역의 21세부터 75세까지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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