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통신 보도…AP통신 "상선 피해 크지 않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란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 인근에서 최근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데 대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베흐루즈 네마티 이란 의회 대변인은 이날 "에미리트(UAE 토후국)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이스라엘의 장난"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상선 피습사건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은 중동에서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과 앙숙관계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과 시리아의 정부군 지원 등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네마티 대변인의 발언은 상선 피습사건이 이란의 소행일 것이라는 의혹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AP통신은 미군이 초기 평가에서 이란이나 이란의 대리군이 선박들에 구멍을 내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한 것으로 믿는다는 미국 관료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지난 13일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스럽고 유감이다"라며 조사를 촉구했다.
UAE 외교부는 지난 12일 동부 영해 인근에서 상선 4천이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며 "사상자 발생이나 유해 물질 혹은 연료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자국 유조선 2척이 사보타주 공격으로 선체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사건은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동부의 푸자이라 인근 오만만(Gulf of Oman)에서 발생했고 이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이다.
이란은 최근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폭격기들을 배치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AP는 14일 입수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상선 4척에 가시적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사보타주 공격으로 유조선 2척이 "상당한 피해"(significant damage)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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