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승리' 취소한 터키 선관위, 집권당 이긴 선거는 인정

입력 2019-05-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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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승리' 취소한 터키 선관위, 집권당 이긴 선거는 인정
선거위, 야권의 이스탄불 구청장·지방의회 선거 전면 취소요구 기각
제1 야당 대표, 선거당국 '이중잣대·독립성 결여' 비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선거당국이 절차 문제로 야당 후보의 이스탄불 시장 당선을 취소하고도 집권당이 승리한 결과는 인정해 야권이 반발했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13일(현지시간) 이스탄불 구청장·지방의회 선거 결과를 취소해달라는 야권의 신청을 기각했다고 아나돌루통신 등 터키 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YSK는 또 작년 대선·총선 결과를 취소하라는 야당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작년 대선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총선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속된 '정의개발당'(AKP)이 각각 승리했다.
앞서 YSK는 AKP의 요구를 수용해, 야당 후보가 승리한 이스탄불 시장 선거 결과를 취소하고 다음달 23일 재선거를 하라고 결정했다.
YSK는 투표소 관리원은 공무원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대거 위반됐으며, 이는 박빙으로 전개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집권당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터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과 우파 야당 '좋은당'(IYI Parti)은 YSK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 이스탄불 시장 선거 결과를 취소했다며 반발했다.
야권은 집권당과 선거당국의 논리가 성립한다면 같은 투표소에서 동시에 치러진 이스탄불 내 구청장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달 8일 이스탄불주(州) 내 모든 지방선거 결과 취소 신청을 YSK에 제출했다.
야권은 동일한 방식으로 치러진 작년 대선·총선에 대해서도 취소 신청을 내면서 "YSK가 우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로써 불공정성을 만천하에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13일 YSK의 기각 결정 후 취재진에 "예상한 결과"라면서, YSK가 독립성을 잃고 이중잣대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이스탄불 시장 선거 취소에 찬성한 판사 7명을 가리켜 "7인의 도적단"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외부의) 지령에 따라 일하고 결정했다"고 질타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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