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많은 대기업에 자산쏠림 현상에 양극화 심화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이 재무상태는 개선되고 있으나 수익성은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많은 대기업 집단으로 자산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은 심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 59개를 지정하면서 이들 집단의 재무현황과 경영성과 등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서 대규모 내부거래 등 공시 및 신고의무를 지우면서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을 규제하고, 자산 10조원이 넘는 기업은 다시 상호출자제한 집단으로 분류하고서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등을 금지한다.
◇ 대기업들, 부채비율 줄였지만 수익성은 악화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가 나아졌지만 순이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올해 공시대상 집단의 부채비율은 67.8%로 작년 71.2% 대비 3.4%포인트 낮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88.6%포인트, 중흥건설은 30.7%포인트, 금호석유화학은 29.4%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이 감소했고 중흥건설은 부채비율이 높았던 계열사들이 대거 독립했으며 금호석유화학은 계열사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한국투자금융이 부채비율이 35.9%포인트 오르고, 한진(33.6%포인트), 에쓰오일(28.6%포인트)도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한국투자금융은 신규 자산 취득을 위한 단기차입이 늘었고 한진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구입에 따른 차입금이 증가했다.
자산 5조원 이상 집단의 부채비율은 2015년 81.4%에서 2016년 79.6%, 2017년 76.0%에 이어 작년 71.2%, 올해 67.8% 등으로 꾸준히 개선세다.
상호출자제한 집단의 부채비율은 67.3%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공시대상 집단의 매출이 1천422조원으로 전년(1천359조5천억원) 대비 4.5% 늘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100조2천억원에서 92조5천억원으로 7.6% 줄어드는 등 수익성은 악화했다.
매출액은 SK가 전년 대비 26조1천억원 증가했고 삼성은 9조6천억원 불었다. 작년 반도체 호황과 유가 상승으로 SK와 삼성의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당기순이익은 SK가 5조3천억원, 삼성은 4조1천억원, 효성이 2조7천억원 증가했지만 현대중공업(-5조4천억원), LG(-3조7천억원), 현대자동차(-3조5천억원) 순으로 많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원자재가격 인상 등으로, LG는 LCD 공급과잉과 휴대폰 실적부진 등에 따른 수익 악화, 현대차는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및 철강 등 주요 원재료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들 집단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40조5천억원에서 2016년 49조5천억원, 2017년 53조8천억원, 작년 100조2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으나 올해 공시대상집단은 92조5천억원으로 꺾인 것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총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3% 줄어든 85조7천억원이다.
◇ 대기업 집단 자산총액 꾸준한 증가세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3.7%(73조원) 늘어난 2천3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HDC(자산 10조6천억원)가 작년 46위에서 올해 33위로 13계단 상승했고 카카오(10조6천억원)는 39위에서 32위로, 하림(11조9천억원)은 작년 32위에서 올해 26위로 올랐다.
HDC는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계열 편입과 HDC㈜의 유상증자 등으로 자산이 많이 늘었고 카카오는 계열회사에 대한 현물출자 및 주식 취득으로 자산이 불었다. 하림은 종합식품단지 조성, 선박건조 등으로 유형자산이 증가했다.
반면 한라(7조7천억원)는 41위에서 49위로 8계단 내려갔고 KCC(10조4천억원)는 29위에서 34위, OCI(10조7천억원)는 27위에서 31위로 하락했다.
한라는 지분법 평가손실 등으로, KCC는 ㈜KCC의 금융자산 감소와 계열회사 독립경영 등으로 자산이 줄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5.0% 증가한 1천846조4천억원이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015년 1천646조3천억원에서 올해 2천39조7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기업집단 순위는 1위부터 6위까지가 삼성(414조5천억원), 현대자동차(223조5천억원), SK(218조원), LG(129조6천억원), 롯데(115조3천억원), 포스코(78조3천억원) 등 순으로 작년과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65조6천억원)가 작년 8위에서 올해 7위로 올랐고 GS(62조9천억원)는 반대로 7위에서 8위로 내려섰다.
9위는 농협(59조2천억원), 10위는 현대중공업(54조8천억원) 등으로 작년과 같았다.
◇ 기업집단 간 양극화 심해져
자산이 많은 거대 기업집단에 자산이 몰리는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59개 전체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상위 5개 집단이 기업집단 전체 자산의 54.0%, 매출액의 57.1%, 당기순이익의 72.2%를 차지하는 등 집단 간 차이가 현저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상위 5개 집단의 비중은 작년의 경우 자산은 53.4%, 매출액은 56.7%, 당기순이익은 67.2%였는데, 올해는 그 비중이 조금씩 더 높아진 것이다.
상위 34개 집단과 하위 25개 집단으로 나눠 봤을 때 상위 34개 집단의 비중은 자산 90.5%, 매출액 91.8%, 당기순이익 92.6%인 반면, 하위 25개 집단은 자산 9.5%, 매출 8.2%, 당기순이익 7.4%에 그쳤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상위 집단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상위 5개 집단의 평균 자산(220조2천억원) 대비 매출액(162조5천억원) 비율은 0.738이며 자산 대비 평균 당기순이익(13조4천억원) 비율은 0.061이었다.
이에 비해 하위 25개 집단의 경우 평균 자산(7조7천억원) 대비 매출(4조6천억원) 비율은 0.597, 자산 대비 당기순이익(3천억원) 비율은 0.03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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