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김상수의 숨은 조력자, 강명구 코치 "두려워하지 말라"

입력 2019-05-15 08:36  

'대도' 김상수의 숨은 조력자, 강명구 코치 "두려워하지 말라"
현역 시절 전문 대주자로 111도루, 성공률 82.2%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상수(29·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도루 성공률 100%를 유지하며, 12도루로 이 부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김상수의 도루 성공률 100%를 만든 건, "죽어도 괜찮아"라고 다독인 강명구(39) 삼성 주루코치의 주문이었다.
1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강명구 코치는 "김상수는 원래 빠르고, 도루 능력도 뛰어난 선수다. 내 도움 없이도 잘 해내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김상수의 생각은 다르다. 김상수는 "기술적인 조언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도움도 많이 주셨다"라고 강 코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김상수는 2014년 도루 53개를 성공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해 김상수의 도루 성공률은 무려 89.8%였다.
하지만 이후 김상수는 도루 수도, 성공률도 뚝 떨어졌다. 부상이 잦았고, 자신감마저 잃었다.
강명구 코치는 "'죽을지도 몰라'라고 두려워하면 더 주춤하게 된다. 찰나의 승부인 도루에서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죽을 확률이 더 커진다"라며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상수에게 '죽어도 괜찮다. 과감하게 뛰자'라고 주문했다. 올해는 상수가 건강한 몸으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누상에서도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부분도 가다듬었다. 강명구 코치는 "부상이 길어지면서 김상수 특유의 중심이동이 흐트러진 상태였다. 김상수와 대화를 많이 하면서 가장 좋았을 때의 중심이동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에도 강명구 코치와 김상수의 '짧은 회의'가 벌어진다. 강 코치는 상대 투수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펴서 김상수에게 '뛰는 시점' 등을 조언한다. 김상수는 강 코치의 조언에 따라 신중하게 상대 배터리를 살피고, 과감하게 다음 누를 향해 뛴다.
강 코치는 "상수가 2루를 향해 뛰는 걸 보며 나도 '이번에도 살았다'라는 희열을 느낀다. 상수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강명구 코치는 '발'과 '주루 능력'으로 2003년부터 2014까지 12년 동안 프로 생활을 했고, 대부분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대주자' 강명구는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나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삼성의 확실한 조커였다. 개인 통산 도루는 111개다.
주전 선수가 아닌 전문 대주자가 100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한 건 강명구 코치뿐이다. 개인 통산 도루 성공률은 무려 82.2%다.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도루 1, 2위를 기록한 전준호(550개) NC 다이노스 코치의 성공률은 71.7%, 이종범(510개) LG 트윈스 2군 총괄 코치의 성공률은 81.9%다.
도루에서만큼은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의 기량을 과시한 강 코치 덕에 김상수도 '대도'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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