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중간선거서 두테르테 진영 압승에 역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지난 13일 치러진 중간선거의 핵심인 상원의원 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진영이 압승하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40) 다바오시장이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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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지한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고, 지원 유세를 거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비공식 개표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상원의원 당선인 12명 중 최소 8명은 두테르테 대통령과 사라 시장이 지지한 인물이 될 전망이다.
사라 시장은 지난해 7월 변화를 모토로 한 지역당인 HNP를 창당한 뒤 다른 당과 연대해가며 외연을 넓혔고, 이번 중간선거 기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지하는 상원의원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전국을 돌며 다양한 선거 관련 행사나 모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중앙 정치 무대에서 입지를 다졌다.
필리핀 정치·선거개혁연구소의 라몬 카시플 소장은 "사라 시장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강력한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등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9월 "사라보다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더 나은 후보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를 거치며 사라 시장을 후계자로 연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 필라필 필리핀대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사라"라고 평가했다.
사라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시장 연임에 도전,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됨으로써 단단한 지역 기반을 과시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인 사라 시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시장으로 재직했던 다바오시에서 2007년 부시장이 되면서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이어 2010∼2013년 시장으로 일했던 사라는 2016년 부친의 뒤를 이어 다시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비어 있는 영부인 자리를 채우며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국제무대에도 등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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