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오른 두테르테 대통령 맏딸 사라

입력 2019-05-15 13:22  

필리핀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오른 두테르테 대통령 맏딸 사라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중간선거서 두테르테 진영 압승에 역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지난 13일 치러진 중간선거의 핵심인 상원의원 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진영이 압승하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40) 다바오시장이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올랐다.

그가 지지한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고, 지원 유세를 거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비공식 개표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상원의원 당선인 12명 중 최소 8명은 두테르테 대통령과 사라 시장이 지지한 인물이 될 전망이다.
사라 시장은 지난해 7월 변화를 모토로 한 지역당인 HNP를 창당한 뒤 다른 당과 연대해가며 외연을 넓혔고, 이번 중간선거 기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지하는 상원의원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전국을 돌며 다양한 선거 관련 행사나 모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중앙 정치 무대에서 입지를 다졌다.
필리핀 정치·선거개혁연구소의 라몬 카시플 소장은 "사라 시장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강력한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등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9월 "사라보다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더 나은 후보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를 거치며 사라 시장을 후계자로 연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 필라필 필리핀대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사라"라고 평가했다.
사라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시장 연임에 도전,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됨으로써 단단한 지역 기반을 과시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인 사라 시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까지 시장으로 재직했던 다바오시에서 2007년 부시장이 되면서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이어 2010∼2013년 시장으로 일했던 사라는 2016년 부친의 뒤를 이어 다시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비어 있는 영부인 자리를 채우며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국제무대에도 등판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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