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최근 들어 연간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등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 중인 경기도 시화호 갈대습지의 지방자치단체 간 경계를 놓고 안산시와 화성시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안산시와 화성시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1997년 5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안산시와 화성시 경계 지역에 있는 시화호 상류 반월천, 삼화천 등 하천 합류 지점 공유수면에 103만7천㎡ 규모의 인공습지를 조성했다.
시화호로 흘러드는 하천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국내 최초의 자연형 하수종말처리장이다.
공유수면이어서 아직 어느 지자체 관할도 아닌 이 인공습지 중 39만6천여㎡는 안산시가, 나머지 64만2천여㎡는 화성시가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권만 가진 상태다.
수자원공사는 이 습지의 관리권 경계를 설정한 뒤 안산지역은 2012년 10월, 화성지역은 2014년 10월 두 지자체에 각각 이관했다.
현재 안산시 관리 구역에는 가을이면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가운데 환경생태관과 탐방로 등이 조성돼 있어 지난해에 31만6천여명이 찾는 등 매년 방문객이 늘고 있다.
화성시 관리 습지에도 일부 생태 탐방 관련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난해 1만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가는 등 최근 이 습지는 수도권 주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전체 갈대습지 중 17만여㎡(안산지역 6만여㎡, 화성지역 11만여㎡)는 서식 중인 야생동물 보호와 생태계의 안정적 보전을 위해 현재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안산시의회는 '갈대습지 경계찾기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가운데 이 미개방 지역의 경계를 하천 물길을 따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안산시의회 요구대로라면 미개방지역은 사실상 모두 안산시 관리권 아래에 들어가게 된다.
시의회는 과거 대법원 판례에도 있듯이 지자체 간 경계는 물길을 따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안산시는 시의회가 특위 활동을 거쳐 입장을 정하면 화성시와 경계조정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갈대습지 조성 이후 줄곧 시 경계설정을 위해 화성시와 의견을 교환하기는 했지만, 적극적인 경계설정 협의는 하지 않았다"며 "시의회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만큼 시도 앞으로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이에 대해 안산시로부터 어떤 협의 요구를 받은 바 없다며 만약 안산시가 경계조정 협의를 요구해 온다면 내용을 파악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과거에 이 지역의 경계와 관련해 안산시와 화성시 간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관련한 어떤 협의 요구도 없었다. 앞으로 요구가 있다면 그때 가서 내용을 파악, 적절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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