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 예산전용 겨냥 "예산술책 차단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부문 핵심 예산을 국경장벽 건설로 전용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군사 분야 예산전용을 대폭 제한하는 2020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마련했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하원 세출위원회는 14일 6천902억 달러(약 760조원)에 달하는 2020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공개했다. 6천221억 달러의 기본 예산에 해외긴급작전(OCO) 부문 681억 달러를 더한 것이다.
여기에 군사건설 및 에너지부 핵 프로그램 예산을 더하면 총 7천330억 달러(약 800조원)로 민주당의 기존 예산안과 일치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7천500억 달러에는 못 미치며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내놓을 예산안보다 작은 규모다.
니타 로위 하원 세출 위원장(민주, 뉴욕)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0 국방예산법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술책과 속임수 여지를 차단하고 대신 국방부가 진화하는 위협상황에 대처하고 국가와 동맹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위 위원장은 또 "국방예산이 대통령의 낭비적인 장벽건설을 위해 도난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고 언급, 예산전용 권한의 남용을 차단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핵심 부문 예산을 멕시코 국경장벽 분야로 전용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예산안 도표에 따르면 하원 민주당은 예산전용 권한 남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2020 예산안의 경우 군사부문 전용 가능 예산 한도를 95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대폭 축소하고 있다.
또 예산 한도를 회피하기 위해 OCO 분야에 1천640억 달러를 배정하려는 백악관 전략을 대부분 차단하고 있다.
민주당 예산안은 그러나 군사 장비 조달 분야는 행정부의 요구보다 많은 1천420억 달러를 책정, 당초 행정부의 요청보다 12대가 많은 90대의 최신 F-35 전폭기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8대의 F-15EX, 73대의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 14대의 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또 포드 클래스 항공모함을 비롯한 11척의 함선 건조를 위해 217억 달러가 계상돼있다.
법안은 첨단기술 노출을 우려,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도입 예정인 터키에 대한 F-35 전폭기 인도를 금지하고 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