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권자와 접점 늘리려는 경쟁자들과 다른 흐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임하며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로 나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의 초청을 거부하며 폭스뉴스가 증오를 이용해 돈벌이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워런 의원은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타운홀 미팅에 자신을 초대했지만 거절했다면서 "폭스뉴스는 이익을 위해 증오를 활용하는 부정한 돈벌이(a hate-for-profit racket)"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는 광고주들에게 자신들이 평판이 좋은 뉴스 회사라고 주장하기 위해 심한 편견, 인종차별주의, 새빨간 거짓말을 충분히 정직한 저널리즘과 섞어 균형을 맞춘다"고 지적했다.
워런 의원은 "하지만 폭스뉴스는 점점 더 많은 광고주가 그들의 증오로 가득한 공간에서 철수함에 따라 분투하고 있다. 민주당의 타운홀 미팅은 폭스뉴스 판매팀이 잠재적인 스폰서들에게 폭스뉴스의 광고를 사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할 길을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수백만의 민주당 예비선거 유권자에게 우리의 후보들을 보기 위해서 인종차별주의와 증오로 돈을 버는 그 회사에 채널을 맞추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며 폭스뉴스의 지향에 맞설 것을 제안했다.

워런 의원의 이런 결정은 폭스뉴스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민주당 내 다른 대선 주자들의 최근 흐름과 다른 것이라서 더 주목된다.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폭스뉴스의 타운홀 미팅에 나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약 255만명이 당시 타운홀미팅 중계를 시청했다.
역시 민주당 대선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지난주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 나갔고, 피트 부트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이달 말 참석을 계획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타운홀 미팅에 출연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런이 폭스뉴스의 초청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인지도가 낮은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은 "당신이 타운홀을 이용하지 않겠다면 내가 하겠다. 민주당 후보는 어디서든 캠페인을 해야 하고 모든 유권자와 이야기해야 한다"고 트위터로 반응했다.
워런 의원은 폭스뉴스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경로로 유권자와 충분히 접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나는 올해 1월 이후 57차례에 걸쳐 언론과 제약 없는 질의응답을 했으며 131차례 인터뷰에 응했고 언론으로부터 1천100개의 질문을 받았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폭스뉴스를 즐겨 시청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샌더스 의원이 폭스뉴스에 출연한 것에 "'정신 나간 버니'(Crazy Bernie)가 폭스뉴스에 나오다니 정말 이상하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남겼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